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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대표 "자폐인의 강점을 디자인 경쟁력으로 키웠죠"

입력 2026-02-19 17:43   수정 2026-02-19 17:44

“세상을 따라가기만 하면 안 되더라고요. 우리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최고의 경쟁력이죠.”

자폐인 디자인 기업 오티스타의 이소현 대표(사진)는 19일 회사의 성공 요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티스타는 이 대표가 이화여대 특수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던 2012년 진행한 연구에서 출발했다. 자폐인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직업군 개발이 목표였고, 그중 디자인에서 가능성을 봤다.

그러다 이 대표는 연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폐인의 경쟁력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실제 채용 사례도 필요하겠더라고요. 연구 시작 3개월 만인 2012년 8월 자폐인 디자이너를 한 명 고용해서 오티스타를 설립했죠. 얼떨결에 한 창업이었습니다.”

이 대표는 “장애인을 지원·도움의 대상으로만 여기면 이들의 장점을 보지 못하게 된다”며 “자폐인은 시각적 학습자이기 때문에 세상을 눈으로 보고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의 느낌을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색감과 형태로 드러낸다. 선택적 집중력이 뛰어나고 반복 작업을 지루해하지 않는 점 등이 디자인에 잘 맞는 특성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기업명에 자폐인의 특별한 재능으로 사회와의 연결을 회복한다는 의미(Autism Special Talents And Rehabilitation)를 담았다. 현재 전체 직원 23명 가운데 14명이 자폐인 디자이너다. 10년 근속한 자폐인 직원도 3명이다.

사회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현실은 쉽지 않았다. 자폐인의 디자인이 호평을 얻었지만 경영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여러 시도 끝에 기업 협업과 소비자 직접 판매 등의 활로를 찾았다. 사회적 가치에 동감하는 기업과 기관이 오티스타의 디자인을 채택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오티스타는 국가유산진흥원의 굿즈, 라운드랩·LG생활건강·아이소이 등의 화장품, 삼성전자 갤럭시 S7~S9 테마 디자인 등에 참여했다. 학용품, 머그컵, 에코백, 청첩장, 카드 등으로 소비자를 직접 만나기도 한다. 이 대표는 “개인 취향은 다양하기 때문에 세상에 맞추려고만 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우리만의 고유한 표현 능력을 강화해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티스타는 독창적인 사회공헌 모델인 ‘두 번 나눔 프로젝트’도 고안했다. 오티스타는 주식회사 형태의 사회적 기업이어서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기업 또는 개인이 오티스타 제품을 구매하고, 이를 제3자에게 기부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구매가 오티스타와 제3자에게 두 번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미에서 ‘두 번 나눔’이다. 오티스타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조화롭게 실현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한국마케팅학회로부터 ‘마케팅 프론티어 대상’을 받았다.

이 대표는 자폐 전문가로서 가졌던 궁극적 목표인 ‘성인 자폐인의 자립’을 구현해낸 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자폐인이 성인이 된 뒤 집 밖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회사에 나와 동료들과 어울리는 일상이 행복입니다. 사회가 이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데 인색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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