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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동원 국회마비는 국헌문란…폭동행위, 대한민국 평온 해할 위력"

입력 2026-02-19 17:57   수정 2026-02-19 19:58


법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함으로써 형법 87조, 91조 등에서 처벌하는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 즉 내란을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군을 국회에 투입한 행위 자체가 국헌 문란 목적이며, 적어도 서울·수도권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는 폭동에 해당된다는 의미다.
◇“국회 기능 저지·마비하려 군 투입”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9일 오후 3시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해 내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8명에 대한 첫 사법적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 판단에 가장 중요한 사실 관계로 군을 국회에 보낸 행위를 꼽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 실체를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국회의 무리한 탄핵 소추 시도, 일방적인 예산안 삭감 시도 등 대통령과 정부의 활동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집착해 2024년 12월 1일 무렵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하리라 결심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투입된 병력이 국회의사당 본관을 봉쇄하고 출입을 통제한 행위가 모두 “윤 전 대통령 승인하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을 투입한 목적과 관련해 재판부는 “국회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만들기 위함”이라고 판시했다. 계엄 선포문에 ‘반국가 세력인 국회’ ‘척결’ 등의 표현이 있었던 점, 포고령에 ‘국회 활동 금지’ ‘이를 어길 시 처벌’ 등이 기재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마음먹기에 따라 군 철수와 국회의 활동 재개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었다”며 이들이 국회의 활동을 상당 기간 저지·마비시키려 했다고 짚었다.
◇“합법적 권한 행사 넘는 실력 행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그 자체로 내란죄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제했다. 다만 “우리 헌법과 계엄법 등은 비상계엄을 하더라도 국회 권한을 침해하거나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할 수 없도록 정한다”며 “이를 목적으로 선포한 비상계엄이라면 헌법이 정하는 권한 행사라 하더라도 형법 91조 2호가 적용되는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원칙적으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는 사법 심사 대상이 될 수 없지만, 그 행위를 통해 합법적으로 할 수 없는 ‘실력 행사’를 하려 했다면 내란죄라고 봐야 한다는 논리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 공고, 국회 봉쇄, 주요 정치인에 대한 체포조 편성, 선관위 점거 및 서버 반출 시도 등을 모두 합쳐 ‘폭동 행위’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전역, 그렇지 않더라도 국회, 선관위 등이 있는 서울과 수도권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야당의 무리한 탄핵과 예산 삭감 등으로 인한 국가 위기 상황을 타개할 목적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 재판부는 “위기 상황을 바로잡으려 했다는 동기는 군을 국회로 보낸 목적으로 볼 수 없고, 국회를 봉쇄한 잘못과 명백히 구분돼야 한다”며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내란 행위는 합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적 수단을 통해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하게 한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진 않고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한 데다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며 법정 최고형보다 가벼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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