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장인들은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한다”는 말을 종종 한다. 회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않고 적당히 눈치껏 일하려 한다는 얘기다. 이런 세태를 가리키는 ‘조용한 퇴사’라는 말도 있다. 진짜 사표를 내고 퇴사한 것은 아니지만, 회사와 심리적 거리를 둔다는 의미다. 기업 경영자들은 조용한 퇴사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조직 문화를 해칠까 걱정한다. 해법이 없을까.이에 대해 경제학이 제시하는 해법 중 하나는 효율 임금이다. 효율 임금 이론은 높은 임금을 지급하면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보는 이론이다. 높은 임금이 근로자의 의욕을 불러일으켜 열심히 일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월급을 많이 주면 이직률이 낮아지고 우수한 직원을 채용하기 쉬워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과거 포드자동차 사례가 효율 임금 이론을 뒷받침한다. 포드는 근로자에게 경쟁사의 두 배가 넘는 하루 5달러의 임금을 줬다. 포드의 정책은 회사에 대한 근로자의 충성도를 높여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저서 <규칙 없음>에서 “최고 인재에게 고액 보수를 지급하고 계속 올려주는 것이 훌륭한 인재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일반적인 시장의 공급곡선은 우상향한다. 가격이 높아지면 공급도 늘어난다. 하지만 노동시장에서는 가격(임금)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공급(근로시간)이 오히려 줄어든다. 공급곡선이 우상향하다가 좌상향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근로시간이 여가와 대체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일하는 시간을 늘릴수록 취미 생활 등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든다. 소득이 일정 수준에 이른 사람은 돈을 더 벌기 위해 일을 더 하기보다 돈은 적당히 벌면서 여가를 즐기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임금 상승에 따라 노동공급이 늘어나다가 어느 시점부터 줄어드는 현상을 노동공급곡선의 후방 굴절이라고 한다.
신용석 미국 워싱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2023년 발표한 논문 ‘근로자들은 어디에 있나? 대사직부터 조용한 퇴사까지’에서 조용한 퇴사가 미국 고소득층에서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노동 공급의 후방 굴절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기사 ‘조용한 퇴사의 원인은 나쁜 직원이 아니라 나쁜 상사’에 따르면 좋은 평가를 받는 관리자의 부하 직원 중 조용한 퇴사를 하는 사람은 3%에 불과했다. 좋은 상사의 부하 중 62%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반면 나쁜 평가를 받는 관리자의 부하 직원 중에서는 14%가 조용한 퇴사를 택했다. 일을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람은 20%밖에 안 됐다. 많은 직장인이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겠다고 말하지만, 조용한 퇴사는 단지 돈에 관한 문제만은 아니다.
1. 주인-대리인 관계에서 나타나는 도덕적 해이의 사례를 찾아보자.2. 임금을 올렸을 때 노동 공급이 감소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보자.
3. 임금 외에 근로 의욕을 북돋울 수 있는 수단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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