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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2년 남은 아파트, 더 비싸게 팔래요"…집주인들 '배짱' [돈앤톡]

입력 2026-02-23 06:30   수정 2026-02-23 10:27

"전세 기간이 많이 남은, 그러니까 최대 2년 남은 매물은 더 비싸게 받아야 한다고 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서울 소재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대표)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 잔여 기간이 많이 남은 매물을 찾는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정부가 '세 낀 매물'에 대한 퇴로를 일부 열어주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입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정부는 규제가 종료되는 5월9일까지 계약을 체결하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세입자가 있는 매물을 거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습니다.

기간은 짧지만 정부가 퇴로를 열어주자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기회를 기다리고 있던 무주택자를 중심으로 문의가 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용산구에 있는 A 공인중개 관계자는 "급매로 나온 물건은 있는지, 나와 있다면 가격은 얼마인지 묻는 전화가 꽤 있었다"며 "5월9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급매의 경우 매수자가 몰리면서 호가를 다시 올리는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입자가 있는 물건 가운데서도 남은 전세 기간이 긴 물건은 그렇지 않은 물건보다 수요가 더 많다는 설명입니다.

서초구에 있는 B 공인중개 관계자는 "정부가 길을 열어준 이후 급매를 내놓는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세입자의 남은 전세 기간이 더 긴 매물이 가격을 더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잔여 기간이 길수록 자금을 마련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광진구에 있는 C 공인중개 관계자도 "한 단지 안에서도 한강 조망 여부, 로열동·로열층 여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 않느냐"며 "전세 잔여 기간이 긴 물건은 가격을 더 받거나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 잔여 기간이 짧은 물건보다 가격 조정이 쉽지 않다는 얘기"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런 분위기는 일부 지역과 실수요자에게만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세 낀 매물을 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무주택자이면서 현금 동원이 가능해야 해서입니다. 예컨대 20억원짜리 아파트에 10억원에 세입자가 들어와 있다고 하면 당장 10억원이 필요한 데다 향후 세입자가 나가는 시점엔 10억원에 육박하는(전세자금퇴거대출은 최대 1억원까지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 금액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동구에 있는 D 공인중개 관계자는 "결국 집을 살 수 있는 경우는 무주택자이면서 원하는 지역의 집을 현금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며 "매수자가 제한적이라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아예 매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노원구에 있는 E 공인중개 관계자는 "일부 인기 단지의 경우 아예 급매는커녕 매물이 없다"며 "전·월세 물건까지 말라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5월9일까지 양도 기준을 5월9일까지 매매계약 체결로 보완했습니다. 가계약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계약금을 지급한 사실을 증빙해야 합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는 계약일로부터 4개월 내 잔금·등기를 마쳐야 하고, 지난해 10월 16일 이후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은 6개월이 부여됩니다. 발표일 기준으로 맺어진 임대차계약이 있다면 실거주 의무와 주택담보대출 전입 의무를 임대차 만료 시점으로 유예할 수 있습니다. 대상은 무주택자입니다.

매물은 늘어난 상황입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언급한 지난달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6219건이었는데 지난 20일 기준으로는 6만5416건으로 불과 한 달여 만에 16.3% 증가했습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해당 기간 가장 많은 매물이 늘어난 셈입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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