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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주총시즌, 핵심 이슈와 대응 3가지 포인트

입력 2026-03-04 06:00  

[한경ESG] 이슈 - 정기주주총회 프리뷰

2026년 정기주주총회는 개정 상법의 변화에 대비해 정관 및 이사회 구조를 선제적으로 재편하는 중요한 해다. 지난해 공표된 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인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와 3% 룰 강화 등은 조항별 이행 시점이 올해 3월 정기주총 이후로 설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2026년 정기주주총회는 기업들이 법적 정합성을 맞추려는 선제 정비와 규제 적용 전의 방어적 기제 작용이 혼재하는 시즌이다.

한국ESG연구소에서는 대규모 상장회사 중심으로 이사회 구성 메커니즘이 바뀌면서 올해 주주총회는 정관 변경과 이사 선임 안건이 패키지로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규정 준수를 넘어 우회적이거나 형식적 대응 여부를 구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도 전반적으로 소액 투자자 및 기관 투자자가 적극적 주주활동으로 변모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보았다. 한국ESG기준원(KCGS)에서는 상법의 주요 개정 내용에 따라 기업의 예상 대응을 살필 필요를 당부했다.

점차 소수 주주의 영향력은 커지고 기업은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소극적 주주 제안에서 적극적 주주 제안으로의 확대 △주주권 행사 확대에 따른 기업의 방어 전략 고도화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이후 주주환원 정책 확대와 제도적 환경의 영향력 확인 △경영권 분쟁의 구조화 및 주주가치 제고 압력 확대 등이 확인됐다.



이사회 충실의무 도입·집중투표제 사전 반영

KCGS에 따르면 구체적으로는 이사회 충실의무 도입으로 지배주주와 관련한 계열사 간 거래나 기업 인수합병(M&A) 등 이해상충 우려가 큰 사안에 대해 독립적인 특별위원회에서 심의·논의하도록 정관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위원회 설치만으로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이사의 충실의무 이행이 담보될 수 없으므로 특별위원회의 실효성 확보에 주의해야 한다.

또 개정 법령 시행 후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합산 3%’로 제한되어 최대주주 측의 영향력이 축소됨에 따라 합산 지분율이 높은 최대주주 측은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을 추진할 유인이 높아지므로 특수관계인 지분율에 따른 전략적 의사결정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인 이상으로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분리선출 감사위원 관련 정관 변경 안건과 분리선출 감사위원의 추가선임 안건이 다수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할 수 있게 되면서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 정원 및 후보 구성과 관련, 사전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관에 시차임기제를 도입하거나 임기를 개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비할 수 있다. 또 회사 정관상의 기존 이사회 상한을 현 이사회 정원 수준으로 설정하거나 이를 하향 조정함으로써 매년 선임되는 이사 수를 예측하고 주주 제안 등 신규 이사의 진입을 제한하려는 접근 또한 검토될 수 있다.

또 자기주식 처분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의 시행 시점에 따라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 승인, 소각 예외의 근거 마련을 위한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 제3자에게 자기주식을 처분할 때 처분할 주식의 종류와 수, 처분가격, 상대방 등을 이사회가 결의하는 경우 이사의 충실의무가 주주로 확대된 만큼 이사회는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결정임을 주주에게 충실하게 소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영진 보수에 대한 시장감시 강화

지난 2025년 4월에는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결의 시, 지배주주를 포함하여 이사의 지위를 겸하고 있는 주주는 상법상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본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주주인 이사의 보수는 회사의 경영적 판단이 아니라 이사 개인의 이익과 밀접한 문제라 봤다. 보수의 구체적 배분이 아니라 총액 한도를 정하는 안건이라 할지라도 주주인 이사는 직접적 특별이해관계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이전과 같은 지배주주의 ‘셀프 보수 승인’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다만 그룹 내 다수 계열사 이사를 겸직하는 지배주주의 경우 본인이 직접 지분이 없는 계열사에서 보수 결정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경영 성과나 주주가치 제고와의 연계성이 미흡한 보수체계를 설계할 수 있는 맹점이 존재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 상장사에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 경영진 보상의 새로운 표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RSU 도입의 주된 명분은 주주와의 이해관계가 일치된다는 점, 현금 보상과 달리 주가 상승이 경영진의 보상 증대로 연결되므로 성과에 따른 보상 원칙에 부합한다는 점 등이다. 지배주주에게 부여되는 RSU는 단순 인센티브를 넘어 경영권 승계나 지배력 강화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지급 조건 및 적정성에 대해 지속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도 변수

2025년 12월에 발표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 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원칙) 내실화 방안에 따라 2026년부터 자산운용사 및 연기금을 대상으로 한 이행점검과 공시 의무가 강화된다. 이에 따라 기관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및 주주 관여 활동은 한층 체계화되고 적극적인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는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점검 제도 도입은 자산운용사 및 연기금으로 하여금 수탁자 책임 활동을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요구함으로써, 기업에 대한 관여 활동과 의결권 행사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서스틴베스트도 주주권 행사 강화 흐름에 주목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주주총회를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연속적인 주주권 행사 과정의 출발점으로 인식하는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올해 주총, 상법 개정 이후의
변화 방향성 가늠할 시험대 될 것"


안효섭 법무법인 세종 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했다.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은 주주총회 프리뷰에서 이번 주총 시즌이 우리 자본시장의 지배구조 패러다임이 이동하는 과정 속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둔 마지막 정기주총이라는 점에서, 올해 주총은 제도 변화 이전의 마지막 점검이자 이후 변화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독립이사 제도 정착 등은 단순히 법률 조항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기업 내부 지배구조와 주주 영향력의 균형점을 재조정하는 제도적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투자자들의 시각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의 제도 준수 여부 자체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제도의 취지가 실제 경영 의사결정에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가 투자자들의 핵심 질문이 되고 있다. 또한 주주 제안의 성격도 점차 구조적 이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단기적인 배당 확대 요구를 넘어 이사회의 다양성, 독립성, 경영 감시 기능 강화 등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기업과 투자자 간 대화 수준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AI) 기술 확산 역시 강력한 변화 요인이다. 정보의 양보다 논리의 정합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2026년 주총 시즌은 규정 대응의 영역을 넘어, 기업 거버넌스의 실질적 개선여부를 평가받는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사회 운영 변화 등 기업의 대응 전략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사외이사의 명칭 변경 등은 이사회 구성 방식뿐 아니라 이사회가 작동하는 철학 자체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기존에는 지배주주 중심의 안정적 의사결정 구조가 가능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공존하는 구조 속에서 균형 잡힌 판단을 만들어내는 역량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사회 다양성 확대는 분명 긍정적 측면을 지닌다. 견제와 균형 구조가 강화되면서 경영 투명성과 책임성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해관계가 복잡해질수록 의사결정의 속도와 응집력은 새로운 도전을 맞이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점이 이사회 구조 설계다. 개별 이사의 역량, 이사회 규모, 이사회 내 이사들의 임기 구조, 이사회 내 소위원회 운영 방식, 임원후보 추천 프로세스 등은 서로 유기적으로 작동한다. 동일한 제도 환경에서도 이사회 구조 설계에 따라 이사회 운영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사회 역량 현황표(Board Skills Matrix, BSM)를 기본으로 하여 이사회라는 집단 의사결정 시스템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 것이다. 이사회는 더 이상 형식적 의사결정 기구가 아니라, 기업의 장기 전략과 신뢰를 설계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주주 커뮤니케이션의 구조화도 중요하다. 이제 기업은 단순히 공시 의무를 이행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의 거버넌스 철학을 체계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단편적 정보의 나열이나 사후적 해명으로는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 기업이 어떤 기준과 원칙에 따라 이사회를 구성하는지, 왜 특정 역량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자본 배분 역시 마찬가지다. 배당,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신규 투자, 차입 확대 등 개별 결정은 모두 기업의 중장기 전략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각 의사결정이 어떠한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 논리 위에 서 있는지 일관된 서사로 제시되어야 한다.

임원 보상과 평가 체계 또한 단순한 수치 공개를 넘어, 성과지표의 설정 배경과 장기 목표와의 정합성이 함께 설명되어야 한다. 특히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정보의 양보다 설명의 구조를 중시한다. 동일한 데이터를 두고도 기업마다 평가가 달라지는 이유는, 그 데이터가 어떤 맥락 속에서 제시되는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논리적 일관성 없는 메시지는 시장에서 쉽게 신뢰를 잃는다. 반면에 철학과 전략, 실행과 평가가 하나의 구조 안에서 연결되어 설명될 때 기업의 거버넌스는 설득력을 갖는다.

2026년 정기주주총회 시즌은 제도 변화에 대한 수동적 대응의 장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의 거버넌스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무대다. 법률 개정이라는 외부 변수는 출발점에 불과하며, 자본시장은 이제 기업이 어떠한 철학과 구조로 이사회를 설계하고 운영하는지 묻고 있다. 형식적 요건 충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사회 운영 및 평가 체계, 기업가치 제고계획의 수립 및 공시 그리고 이를 설명하는 커뮤니케이션 구조까지 일관된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결국 신뢰는 개별 안건이 아니라 시스템에서 나온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안효섭 법무법인 세종 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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