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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제고 핵심은 자본배분”…ROE·CoE 기준 경영 필요

입력 2026-03-04 15:03   수정 2026-03-04 15:04

[한경ESG] 커버 스토리 - 거침없는 코스피 밸류업 이끈 주역은
인터뷰 ② ?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코스피 상승 흐름 속에서 기업가치 제고, 이른바 ‘밸류업’이 한국 자본시장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밸류업을 단순히 배당을 늘리거나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정책으로 이해하는 시각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의 자본배분 원칙과 지배구조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의 구조적 재평가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경ESG>와의 인터뷰에서 “밸류업의 핵심은 배당 확대가 아닌 자본배분 원칙과 지배구조 개선”이라며 “기업이 자본비용을 기준으로 투자와 환원을 결정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시장의 구조적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상승, 실적·정책 기대 복합 작용

그는 최근 코스피 상승의 배경에 대해 수출기업 실적 개선과 정책 기대를 동시에 꼽았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승 국면별로 동력은 달랐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3000선에서는 글로벌 유동성이, 4000선에서는 정책 기대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후 5000선으로 가는 구간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이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다만 현재 시장 흐름이 구조적 상승이라기보다 ‘초기 전환 국면’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지수는 정책 신호나 일부 업종 실적에 빠르게 반응한다"며 "하지만 구조적 안착을 위해서는 업종 확산과 내수 회복, 기업의 자본배분 전략이 축적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밸류업 정책이 시장에 미친 영향도 일정 부분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밸류업 지수가 90% 상승하며 벤치마크 지수를 약 15%포인트 상회했고, 자사주 소각 규모도 최근 2년간 약 6배 증가했다”며 “배당수익률 역시 크게 상승했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저점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정책 역시 배당 확대 정책 중심으로 이해하는 시각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모든 기업이 일률적으로 배당을 늘리는 것이 밸류업은 아니다”라며 "밸류업 정책의 핵심 기준은 '기자본이익률(ROE)'과 '자기자본비용(CoE)'의 관계"라고 말했다.

ROE가 CoE보다 높다면 투자와 연구개발 확대가 합리적이고, 반대로 ROE가 CoE보다 낮다면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같은 주주환원이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기업의 성장 단계와 산업 특성을 고려한 자본배분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상법 개정 등 제도 변화가 투자자 기대를 높이고 있지만, 구조적 변화 여부는 기업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도 변화는 기대를 만들지만 지속성을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자본배분 원칙을 재정립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과정이 쌓여야 한다.”


ROE·자본비용 기준 투자·환원 전략 필요

이 연구위원은 밸류업 정책의 지속성은 제도 변화보다 기업 행동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 등 제도 변화는 시장 기대를 높일 수 있지만 구조적 변화는 기업이 자본배분 원칙을 재정립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제도는 촉매일 뿐이고 지속성은 기업의 체질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역시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꼽았다. 지배구조는 투자자들이 기업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에 직접 반영되는 요소라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 기업은 일본에 비해 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시장 내 비효율 기업, 이른바 ‘좀비기업’ 정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행동주의 투자와 기관투자자의 주주 관여 확대 흐름은 자본시장 규율 강화 과정으로 해석했다. 스튜어드십이 강화되고 주주 관여가 확대될수록 기업은 자본배분 전략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해야 하고 이는 시장의 감시 기능을 높인다는 것이다. 경영진 보상 체계 역시 중요한 요소로 지목했다.

자본배분 원칙이 확립되고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시장은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 참여 확대를 위해서는 강제 규제보다 인센티브 중심 정책이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세제 혜택이나 상장 유지, 지수 편입 등 시장 메커니즘과 연계된 유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평가할 때는 거시경제 지표와 함께 기업의 밸류에이션 지표를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GDP 성장률, 소비·고용 지표, 원·달러 환율, CDS 프리미엄 등이 거시적 평가 지표라면, 기업 투자 측면에서는 PER, PBR, 주주환원율 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저PBR 문제 해결 역시 구조 개혁과 함께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비기업 퇴출과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사모펀드의 구조조정 역할 확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세제 개혁과 퇴직연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퇴직연금 자금이 향후 10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대부분이 예금에 묶여 있다”며 “기금형 제도 도입과 디폴트옵션 개선 등을 통해 국내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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