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2일 콘퍼런스콜에서 “구글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온디바이스 AI와 AI 글래스 분야에서 협력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구글 안드로이드 시스템과 스마트 글라스에 카카오 AI를 깊숙이 연동해, 이용자가 앱을 따로 실행하지 않아도 비서처럼 자연스럽게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스마트폰 기반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팀과 협업하기로 했다. 이용자의 대화 맥락을 파악한 AI가 먼저 말을 걸거나 식당 예약 등 행동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시험 서비스를 시작한 ‘카나나 인 카카오톡’ 이용 패턴을 보면 60% 이상이 AI의 선톡으로 상호작용이 시작됐다”며 “이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먼저 말을 건다는 점이 카카오 AI의 강력한 진입장벽”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구글과 함께 AI 글라스용 서비스 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다양한 AI 폼팩터 환경에서 이용자 경험이 어떻게 달라질지 가설을 세우고 카카오 서비스를 하나씩 실험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구글 AI 글래스에서 음성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거나 카카오T 택시를 호출하는 방식이다. 또 카카오는 효율적인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구글과 의미 있는 규모의 텐서처리장치(TPU) 기반 클라우드 운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카카오가 이날 밝힌 AI 전략의 핵심은 경량 언어모델 역량 정도만 내부화하고, 주요 AI 서비스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동맹 형태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글로벌 파트너와 협업해 AI 전 영역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직접 투자는 최적화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1년 전 콘퍼런스콜에서 오픈AI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카카오톡 내에서 구동하는 ‘챗GPT 포 카카오톡’ 서비스를 출시했다. 출시 직후 200만 명이던 이용자는 현재 800만 명으로 늘었다. 정 대표는 “기기 측면에서는 구글과 협력하고, 대규모언어모델과 일반 소비자 대상 AI 서비스는 오픈AI와 협력한다”고 말했다.
상반기 공개하는 AI 탭은 이용자 맞춤형 기능을 고도화한 서비스다. 쇼핑과 플레이스, 지도 등과 연동해 검색 후 구매, 예약, 주문까지 가능하도록 설계 중이다. AI가 이용자 의도를 파악해 먼저 상품이나 장소를 추천하는 ‘능동형 검색’을 구현할 계획이다. 광고는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네이티브’ 방식으로 바꿔 수익성을 높인다. 네이버는 지난해 광고 성장분의 절반 이상이 AI 기술 고도화 효과라고 밝혔다. 상품 탐색 및 비교, 후기 확인, 추천까지 지원하는 맞춤형 도우미 쇼핑 AI 에이전트도 곧 출시한다.
네이버는 자체 대형언어모델(LLM)과 옴니모달 모델을 개발하는 등 AI 개발과 서비스 내재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가 진행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경쟁에서 탈락하면서 미래 전망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기우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한국은행의 AI 전환(AX)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소버린AI 수혜주로 여전히 주목받고 있어서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과 동남아시아, 남미 등 미·중의 AI 패권에 휘둘리지 않기를 원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LLM과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포함한 ‘AI 풀스택’ 패키지 수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 대표는 “독파모 사업 탈락이 회사의 소버린 AI 전략, 수익성, B2B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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