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기존 정보기술(IT)에 비해 4~5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는 한계까지 몰리고 있습니다. 점점 지능적이고 효율적인 전력 시스템이 필수적인 이유죠.”팡싱젠 슈나이더 일렉트릭 동아시아 총괄사장(사진)은 23일 AIDC의 전력 관리 기술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시스템을 최적화해야만 기업이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팡 사장은 “AI 시대에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 관리 기술은 그리드에서 칩까지 ‘엔드 투 엔드’로 최적화된 전력 복원력을 제공하는 역량”이라며 “단순히 전력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전력 최적화 방법을 찾아야 치솟는 AI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비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망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AIDC 전력 최적화는 필수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탄소중립이 대두되면서 지속가능성이 AIDC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전력을 얼마나 효율화할 수 있는지가 곧 기업의 역량이 됐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전문 기업이다. AIDC 전력 관리, 디지털 기반 운영 관리 솔루션 분야에서 역량을 증명하며 글로벌 AI 사업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대규모 AI 수요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계, 전기, 배관(MEP) 인프라 설계 및 구축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기업과도 손잡았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울산 AIDC 착공 당시 솔루션 영역 협력사로 지정됐다.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에서도 미국 AI 서버 전문기업 슈퍼마이크로와의 협력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팡 사장은 “고효율 중저압 배전, 차세대 UPS,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예측 분석해 통합하는 기술이 AIDC 전력 최적화의 핵심”이라며 “전력, 냉각, 디지털 시스템을 각기 별개의 요소가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AI 인프라로 엔지니어링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팡 사장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AI 랙의 대부분은 40~100kW가 넘는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고성능 GPU 클러스터는 랙당 132kW를 웃도는 수준의 전력을 소비한다. 이는 전통적인 공랭식 설계가 지원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전력량이다.
슈나이더가 MEP 사업에 집중한 것도 이 같은 AIDC의 한계에서 사업 기회를 봤기 때문이다. 팡 사장은 “AIDC 사업자가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액침 등 액체 냉각, 고밀도 전력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반 제어를 설립 초기 단계부터 장착해야 한다”며 “초기부터 이런 설계 방식을 도입하면 구축 기간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고, 시설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속도 경쟁이 치열한 한국의 AI 생태계에서 초기 설계를 탄탄하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팡 사장은 “토지와 전력 가용성이 제약인 한국과 같은 시장에서는 모듈형인 MEP 전략을 택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속도, 안전성, 에너지 효율성을 모두 충족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부품의 가공과 조립을 미리 공장에서 해 놓고 현장에서는 설치만 행하는 ‘프리팹’ 방식이 글로벌 공급 부족 상황에서 기업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차별화 요소라는 것이다. 특히 AI 인프라를 신속하게 확보해야 하는 한국의 하이퍼스케일러 사업자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함께 AIDC 솔루션을 개발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팡 사장은 “SK텔레콤이 보유한 AI·통신 분야 역량과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통합 디지털 전력·냉각 솔루션이라는 상호 보완적 강점을 결합했다”며 “배전반, UPS, 변압기, 자동제어 등 장비를 SK 울산 AIDC에 공급했다”고 말했다.
다음달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6에서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SK텔레콤과의 AIDC 협업 과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팡 사장은 “프리팹 모듈러 방식을 통한 AIDC 개발 방식을 설명하고 더 빠른 구축, 더 높은 효율, 우수한 확장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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