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3일 "성과에 도취하지 말고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이날 오후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함께하는 더(THE) 소통행사'에서 구성원들에게 애플 창립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졸업 연설에서 남긴 "스테이 헝그리. 스테이 풀리쉬(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문구는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갈망하며 두려움 없이 도전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발언은 최근 범용 D램과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내부 긴장감을 유지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97조1467억원,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실제로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2000원(0.21%) 오른 95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98만원을 터치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곽 사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은 우리의 노력과 인공지능(AI) 강세가 맞물린 결과"라며 "올해는 위기의식을 갖되 본원적 경쟁력에 집중하고, 자부심은 가지되 자만심은 경계하자"고 당부했다.
업계에서는 AI 확산으로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1000억달러(약 144조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지속 여부에 대한 의구심, 삼성전자의 HBM4(6세대) 공급망 진입, 중국 업체들의 추격, 제품 기술 난도 상승 등으로 경쟁 환경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곽 사장은 "AI 버블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에게 요구되는 기준은 높아지고 경쟁 또한 심화하고 있어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어 "기술 경쟁력과 D램·낸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AI 메모리 주도권을 확보하며,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OI)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시장에서는 HBM3E(5세대)에서 다소 부진했던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에 나서면서, HBM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와의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조만간 엔비디아 공급을 본격화해 HBM 시장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엔비디아의 HBM4 물량 가운데 약 3분의 2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분기마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주요 경영 현안을 설명하는 소통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곽 사장을 비롯해 송현종 코퍼레이트센터 사장, 안현 개발총괄 사장,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 사장, 이병기 양산총괄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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