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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전자' 찍었는데 강남선 급매 속출…한 달 만에 2억 빠졌다 [돈앤톡]

입력 2026-02-25 13:30   수정 2026-02-25 13:35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20만원'을 달성하는 등 증시에 온기가 돌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에선 핵심지로 꼽히는 강남권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신고가 행진이 멈추고 현장에서 수억원씩 몸값을 낮춘 매물이 나오자, 시장 일각에서는 '드디어 하락장이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는 직전 고가 대비 하락한 거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자곡동 '강남자곡힐스테이트' 전용면적 59㎡는 지난 5일 12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6일 기록한 최고가(14억6000만원)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2억원 떨어진 금액에 손바뀜된 것이다.

재건축 시장의 바로미터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하향 조정된 가격에 계약이 체결됐다. 전용면적 76㎡가 지난 13일 36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11월 고점(38억원) 대비 약 1억6000만원 낮은 금액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러한 흐름은 수치로도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셋째 주(16일 기준) 조사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1%에 그쳤다. 서울 내 최저 수준으로, 강남 집값이 사실상 보합권에 진입한 모양새다.

그러나 강남구를 제외한 서초구 등 또 다른 최상급지에서는 신고가 소식도 여전히 들린다.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퍼스트지'는 지난 3일 전용 84㎡가 58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서초구 방배동의 '방배3차 e편한세상'은 전용면적 216㎡가 44억5000만원에 거래돼, 2023년 8월에 거래된 직전 최고가 41억5000만원보다 3억원 뛰었다.


전문가들은 신고가와 하락 거래가 혼재하는 시장을 두고 '구조적 하락'의 전조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분석한다. 강남의 집값 하락세라 주변으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 나오는 물건은 과거 저점에서 매수한 다주택자가 수익 실현을 위해 내놓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테면 30억원짜리 아파트가 28억원에 팔리면 급매처럼 보이지만, 10억원대에 진입한 매도자 입장에선 여전히 큰 수익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이어 "본격적인 하락세라면 대다수 거래가 하방으로 쏠려야 하는데, 지금은 신고가와 급매가 뒤섞인 혼재 상황"이라며 "가격이 급락하기보다는 실거래가 중심으로 하방 지지선을 확인하며 수평 이동하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자산 시장 간의 '레깅(lagging·시차)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주식 시장의 활황이 시차를 두고 부동산 시장으로 전이되는 경향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 당시인 지난 2005년 코스피가 연간 기준으로 50% 이상 상승한 뒤 2006년 서울 아파트값이 23.46% 폭등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식 시장에서 수익을 낸 자금이 부동산으로 넘어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과거 사례를 봐도 이 거대한 물결을 막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최근 '급매'라고 거래된 내용을 살펴보면 비선호 동이나 층, 향을 가진 물건인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의 장세는 '구조적 하락'이 아닌 단기 조정이며, 일시적인 바겐세일 구간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이 향후 장세를 결정짓는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조정장이 이 시점을 전후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더 길어질 것인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현장에서는 대규모 투매 현상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5월 이후 매물 잠김이 심해지며 상승 폭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심 소장은 "특히 매수자는 가격이 내려갈 때보다 오를 때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며 "송파 헬리오시티나 올림픽파크포레온 같은 대단지의 움직임이 전체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대표도 "5월 9일 이후에는 양도세 부담 등을 매매 가격에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수 있다"며 "수익 실현 매물이 줄어들고 집주인들이 본격적인 '버티기'에 들어가는 구간이기 때문에, (이전에) 가격이 조정된 부분이 있다면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조정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세제 개편이라는 '마지막 한 방'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매물 출회 빈도가 높은 편이라 당분간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조정장이 5월 9일 이후까지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남 연구원은 "양도세뿐만 아니라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 세제 이슈가 여전하다"며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팔아야만 하는 매도자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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