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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통합에…길 잃은 충청권 메가시티

입력 2026-02-23 17:34   수정 2026-02-24 01:02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설 대안으로 주목받은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대전, 세종, 충북, 충남 등 충청권 4개 시도는 2020년부터 초광역권 통합 지방자치단체인 충청권 메가시티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최근 대전과 충남이 대열에서 이탈해 ‘독자노선’을 걸으면서, 세종과 충북 역시 ‘각자도생’을 택하는 분위기다. 충분한 공론화 없이 던져진 대전·충남 간 양자 결합이 충청권 전체 통합 전략에 균열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초광역 연대’ 대신 ‘각자도생’
2020년 11월 당시 허태정 대전시장·양승조 충남지사·이시종 충북지사·이춘희 세종시장 등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은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고,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 수준의 초광역권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대전의 과학기술 역량, 세종의 행정 기능, 충북·충남의 산업·물류 기반을 결합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들 시·도지사는 “충청권이 현안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며 충청권 연대를 강조했다.

그러다 2024년 11월 공조 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일방적으로 대전충남 통합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지난해 12월 대전충남 통합을 공식 지지하며 급물살을 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양자 통합을 기정사실화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12일 전체회의에서 대전·충남과 광주·전남,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을 각각 의결했다.

이 같은 흐름에 충청권 메가시티라는 청사진은 무색해지고 있다. 통합 논의에서 제외된 세종과 충북은 각자도생의 길을 택했다. 세종은 국회에 계류 중인 ‘행정수도 세종 특별법’과 기존 ‘특별자치도 지원특별법’을 현재 논의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과 동시에 처리해달라며 ‘세종시=행정수도’를 주장하고 있다. 충북 역시 ‘충청북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제정을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섣부른 대전·충남 통합 논의가 충청권 분열을 불러왔다”며 “각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어느 지방자치단체도 충청권 메가시티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 충청권 미래 좌우할 6·3지방선거
충청권 4개 시도가 이합집산에 나선 가운데 오는 6·3 지방선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충청권 분열이 일시적 현상에 머무를지, 아니면 사실상 해체 수순으로 갈지 여부가 선거 결과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은 공동의 생존 전략이라며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지속해서 진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도 충청권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통합적 비전이 새롭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100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지방선거는 충청권이 각자도생을 넘어 새로운 연대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충청권 메가시티의 성패는 결국 정부와 여당의 통 큰 자치분권에 대한 의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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