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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유럽증시, 美보다 매력적"…매주 100억달러 몰려

입력 2026-02-23 17:18   수정 2026-02-24 01:06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이달 들어 강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 랠리 후 숨을 고르는 사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럽 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한 결과다. 물가 안정과 하반기 기업실적의 본격적인 개선 전망도 매력을 높였다.
◇ 영·프·독 올해 사상 최고 경신
영국 증시의 대표지수인 FTSE100은 지난 20일 0.56% 올라 사상 최고치인 16,868.9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수익률은 7.39%로, 유럽과 북미를 합친 서구권 국가 대표지수 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4.80% 상승했고 프랑스 CAC40(3.91%)과 독일 DAX(2.94%)도 미국의 S&P500(0.74%), 나스닥(-1.50%)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 덕분에 유로스톡스50, CAC40, DAX 모두 올해 들어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미국보다 나은 성적의 배경에는 글로벌 자금 이동이 있다.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은 지난해 크게 오른 미 기술주에서 차익을 실현한 뒤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증시엔 최근 2주 연속 100억달러(약 13조3000억원)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2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순유입액 기록이 유력한 상황이다.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유럽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지난 1주일 새 8억4437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유럽 증시의 가장 큰 매력은 부담 없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현재 유로스톡스50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 수준이다. 27배에 달하는 나스닥과 비교하면 30%가량 낮다. 기술주 비중이 작다는 고질적인 약점도 인공지능(AI) 과잉 투자 리스크를 겁내는 시장 분위기에서 강점으로 작용했다. 영국 런던증시 상장사인 칠레의 광산기업 안토파가스타는 구리와 리튬 가격 급등에 힘입어 올 들어 주가가 22.48% 올랐다. 반도체용 노광장비(EUV)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ASML홀딩스도 올해에만 27.3% 치솟았다.

자금 유입을 뒷받침하는 거시경제(매크로) 환경도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17일 발표된 영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0%를 기록하며 최근 1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인되면서 이르면 다음달에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가 일고 있다.
◇ 하반기 이익 성장 본격화 기대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유럽 기업의 이익 규모가 커질 것이란 기대도 주요국 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끌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주요 기업 600곳의 전년 동기 대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0%대에서 올해 1분기 4.1%, 2분기엔 7.0%로 상승한 뒤 올 3분기엔 11.2%, 4분기에는 17.2%로 급격히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상저하고’의 낙관적 실적 전망이 올해 하반기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주가가 먼저 오른 만큼 실망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롤랜드 칼로얀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연간 이익 증가 예상치 대부분이 하반기에 몰려 있다는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유럽 증시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 이익 증가 전망이 흔들리면 주요 주가지수가 현 수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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