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맹주인 브라질은 축복받은 나라다. 내수만으로도 경제가 굴러갈 수 있는 2억1000만 명의 인구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국토를 보유하고 있다. 대두(콩)와 원두가 많이 나고, 원유 철광석 구리 같은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이렇다 할 수출 제조 기업이 없는데도 지난해 한국(780억달러)과 비슷한 683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2%대를 유지 중이다.이런 여건에도 브라질이 매년 국채 발행을 늘리는 것은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서다. 포퓰리즘을 표방하는 정치 지도자가 연이어 집권하면서 과도한 복지로 인한 재정난을 국채 발행으로 메우는 악순환이 고착화했다. 브라질 정부 지출 1위 항목은 공공부채 이자(약 29%), 2위는 연금·사회보장(약 18%)이다. ‘볼사 파밀리아’로 불리는 생활 보조금 등 서민 복지를 위한 지출도 상당하다. 최근엔 ‘브라질화(Brazilification)’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재정난이 금리 상승과 부채 증가를 부르고 성장률을 떨어뜨린다는 의미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주요 선진국의 재정 적자가 늘고 있음을 보도하며 이대로면 브라질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수교 67년 만에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도 합의했다. 거대한 소비 시장과 풍부한 원자재를 보유한 브라질과의 관계가 긴밀해지면 국내 기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한국도 국가 부채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브라질과의 긴밀한 교류는 좋지만, 재정 씀씀이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다.
송형석 논설위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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