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로워 1200만명 이상을 보유한 유명 인플루언서가 아내의 23시간 출산 과정을 촬영해 온라인에 공개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고 계정까지 정지되는 일이 벌어졌다.
23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990년생으로 '폴 인 USA'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 남성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했으며, 현재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품 관리자로 근무했으며, 2019년 2월부터 일상을 담은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기 시작했다.
'중국 동북 사투리를 쓰는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관리자'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은 그는 2026년 2월 현재 122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논란은 그가 최근 아내의 출산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그는 진통이 23시간 동안 지속됐다고 밝혔으며, 영상에는 출산 직후 출혈로 고통받는 아내의 모습과 신체가 노출된 장면까지 담겼다.

출산 과정에서 그의 아내는 가장 심각한 유형 중 하나인 3도 회음부 열상을 입었고, 3344ml에 달하는 대량 출혈을 겪어 응급 수술과 수혈을 받아야 했다. 다행히 산모와 갓 태어난 딸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의료진이 긴급 처치를 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촬영을 이어갔고, 영상 속에서 기저귀 광고 문구를 직접 읽는 장면까지 포함돼 공분을 샀다.
광고 단가에 따르면 그는 20초 이하 영상에 25만 위안(약 5200만원), 21~60초 영상에 27만 8000위안(약 5800만원), 60초 이상 영상에 29만 8000위안(약 62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산 영상으로 실제 얼마의 광고 수익을 올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 영상은 삭제됐고, 그의 계정은 '플랫폼 정책 위반'을 이유로 차단됐다.
비난이 이어지자 그의 아내는 10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저희는 출산 과정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려 했다"며 "촬영 중 합병증이 발생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영상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분들은 이 프로그램이 출산의 위험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며 "모든 출산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고, 어떤 출산은 매우 위험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 내 누리꾼들은 "아내의 고통을 조회수로 바꿨다", "광고까지 넣은 것은 선을 넘은 행위",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서 촬영에 광고까지 하다니 충격이다", "정말 아내를 사랑한다면 조회수를 위해 촬영하는 대신 패닉 상태에 빠졌을 것이다"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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