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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800억→1.8조 뛴 성호전자…중견 제조기업의 이례적인 '광폭 투자'

입력 2026-02-24 14:28  

이 기사는 02월 24일 14:2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성호전자가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 이어 부산 해운대 랜드마크 부동산까지 품으며 자산 재배분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시가총액이 800억~9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최근 주가 급등으로 1조8000억원대로 불어나며 몸값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급등한 밸류에이션이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단기 모멘텀에 그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해운대 '트로피에셋' 저가 선점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호전자는 부산 엘시티 타워동의 일부 토지·건물을 1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대상은 분양이 완료된 레지던스를 제외한 지상 3층~19층 구간이다.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시그니엘 부산'이 입점한 구역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의 출발점은 '대여금 회수'였다. 앞서 성호전자는 지난해 7월 엘시티PFV에 총 150억원을 빌려줬다. 성호전자가 90억원, 관계사 JKI가 60억원을 집행한 구조다. 이후 엘시티 측이 대여금 상환에 수차례 실패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고, 성호전자는 채권 회수 과정에서 핵심 자산 일부를 매입하는 권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시티PFV는 인수대금을 기존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것으로 거론되는데, 해당 법인은 2020년 새마을금고 및 캐피털사에서 약 1400억원을 차입한 바 있다.

이번 거래는 오퍼튜니스틱(고위험·고수익) 전략 색채가 짙다. 성호전자가 인수하는 저층부의 감정평가액이 1800억원을 웃도는 데다, 최근 시장에서 2000억원 수준 매물로도 거론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1500억원 매입은 단순 거래가 아니라 ‘시세 대비 할인’이 전제된 트로피 에셋 선점으로 평가된다. 매도인 측의 유동성 압박이 커진 국면에서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거래 구조를 제조업체가 직접 구현했다는 점이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 대상 부동산은 해운대 일대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엘시티는 해운대 해변에 맞닿은 초핵심 입지에 초고층 랜드마크라는 희소성을 갖춘 데다, 이번 매입 구역은 ‘시그니엘 부산’ 운영 구간과 연동돼 있다. 호텔 브랜드가 앵커 테넌트(핵심 임차인) 역할을 하는 만큼 상징성과 집객력이 크고, 우량 리테일·F&B·부대시설 유치 여지도 비교적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년 새 M&A 7건 성사
성호전자는 1973년 설립된 전자부품 업체로 전원공급장치(SMPS)·필름 콘덴서 등이 주력이다. 2021년 창업주 2세인 박성재 대표가 취임한 이후 신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본격화했다. 부동산에서는 서울 가산동 본사 부지를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해 약 2년간 400억원 안팎의 개발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고, 이 경험이 이후 대형 딜의 신용 레코드로 작동했다는 평가가 많다.

기술 M&A 쪽에서도 보폭을 넓혔다. 성호전자는 지난해 6건의 M&A에 이어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광 트랜시버(광송수신기) 정렬 장비 업체 에이디에스테크를 2800억원 안팎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조달 구조는 산업은행 등이 주선한 인수금융 1500억원과 자기자금 700억원, 기존 대주주의 600억원 재투자로 이뤄졌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드문 빅딜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연이은 기업 M&A와 부동산 매입까지 맞물리며 차입 부담이 단기간에 불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가총액이 급증한 만큼 시장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기반 현금흐름 위에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다만 단기간에 투자 규모가 커진 만큼 향후 자산 운용 성과와 재무 안정성 관리가 시장 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전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약 2073억원, 영업이익은 약 63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전원공급장치(SMPS)의 부진과 과거 지식산업센터 분양 수익의 기저효과가 빠지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0%가량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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