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시장이지만 결국 수요의 힘이 작동하기 마련입니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 즉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은 매주 수요일 '주간이집' 시리즈를 통해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와 함께 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파트 단지의 동향을 포착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헬리오시티'(9510가구·2018년 입주)에서 최고가보다 8억원에 달하는 하락한 계약이 맺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25일 아파트 종합정보 앱(응용프로그램) 호갱노노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6~22일) 기준 방문자 수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헬리오시티였습니다. 한 주 동안 5만2596명이 다녀갔습니다.
입주 9년차 단지에 갑자기 많은 방문객이 몰린 것은 시세보다 큰 폭으로 낮은 가격에 계약된 거래가 나오면서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일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23억82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지난달 2일 31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보다 7억5800만원 내린 수준입니다.
보통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린 거래는 특수관계인 간 거래, 즉 증여성 거래로 봅니다. 이런 증여 거래는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직거래'로 뜨기 마련인데 이번 거래는 중개 거래로 표기되면서 한층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정부가 집값 안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개 거래인데도 불구하고 시세보다 큰 폭으로 낮은 가격에 계약이 맺어지자 일부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집값 안정화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앞서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이번 거래를 두고 다양한 얘기가 돌았습니다. 다주택자인 집주인이 양도소득세 중과 종료를 앞두고 세입자에게 낮은 가격에 넘겼다는 뜬소문까지 돌았습니다.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 사이에서는 해당 거래는 증여성 거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거래하기에 부담이 되는 경우엔 공인중개사, 세무사 등이 팀을 이뤄 계약서를 쓰고 증여를 진행하기도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 단지 내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해당 거래는 가족 간 증여 거래로 알고 있다"며 "일반적인 거래인지 묻는 전화도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료를 시사하면서 헬리오시티 내 매물도 크게 늘었습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 헬리오시티 매물은 906건입니다. 양도세 중과 종료 얘기가 처음 나온 지난달 23일 513건보다 76.6% 늘어났습니다.
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도 조정되는 분위기입니다. 네이버 부동산과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현재 헬리오시티에서 '급매'로 나온 전용 84㎡는 27억~29억원선입니다. 최고가보다 적게는 2억원, 많게는 4억원 이상 낮은 수준입니다.
당장은 매물이 쌓여가는 상황이라는 게 현장의 전언입니다. 이 단지 내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5월9일이 가까워질수록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일단은 지켜보는 상황"이라면서 "집주인들도 급한 경우엔 진작에 정리한 사례가 많다. 정말 급한 집주인들을 제외하곤 당장은 급하게 조정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귀띔했습니다.
양도세 중과가 종료되는 5월 초가 다가올수록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단지 내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당장은 조용하지만, 중과가 끝나는 시점이 다가올수록 호가 조정이 빨라지면서 눈높이가 맞는 가격대부터 거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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