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전력공사 배당 문제를 두고 재정경제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재경부는 재정 확충을 위해 배당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기후부는 200조원을 웃도는 한전의 부채를 고려해 배당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팽팽히 맞섰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경부 주관으로 지난 23일 공기업 배당을 결정하는 정부 배당협의체가 열렸다. 정부 배당협의체는 통상 한전을 비롯해 한국가스공사, 기업은행 등 정부 출자 기업의 배당 여부와 규모를 정하는 기구다. 각 공기업이 매년 초 당기순이익 등 잠정 결산 자료를 제출하면, 2월에 협의체 논의를 거쳐 배당안을 확정한다.
이 자리에서 재경부와 기후부는 한전 배당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전 배당을 둘러싼 이견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한전을 포함한 공기업 배당 증액 여부를 두고 재경부와 소관 부처 간 시각차가 작지 않았다”고 전했다.
논란의 배경 뒤에는 한전의 ‘역대급 실적’이 자리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영업이익 14조9238억원, 순이익 9조38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영업이익은 창사 이후 최대치다. 배당의 기준이 되는 순이익은 전년 대비 149.53% 급증했다.
국제 유가를 비롯한 연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 데다 전력도매가격(SMP·전력구입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SMP는 한전이 발전 공기업이나 민간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가격으로, 이 수치가 떨어지면 한전의 수익성이 개선된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전기요금 인상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전은 지난해에도 1367억원의 배당을 시행했다. 2024년 실적을 토대로 한 배당으로, 4년 만에 재개한 것이다. 하지만 배당성향은 3.8%로 낮은 수준에 그쳤다. 재경부는 지난해 순이익이 대폭 늘어난 만큼 배당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역시 호실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배당 증액의 근거로 들고 있다.
반면 한전 소관부처인 기후부는 한전의 살림살이를 고려할 때 “지금은 배당을 늘릴 때가 아니다”고 항변하고 있다. 한전은 2021년 5조8464억원, 2022년 32조6562억원, 2023년 4조541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그 사이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430%, 총부채는 205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9월 말까지 이자비용만 3조2794억원에 달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루 이자비용만 약 11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자비용이 상당한 만큼 유가가 다시 오를 경우 순이익이 재차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재생에너지 확대와 첨단 산업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송·배전망 투자도 예고됐다.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에 따르면 향후 송·배전 설비에 약 113조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김익환/김대훈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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