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가 나면 고군분투하시는 소방관님들 볼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 분들을 위해 자동차 회사로서, 제조업 기계를 만드는 회사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4일 경기 남양주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열린 무인소방로봇 기증식에서 무인소방로봇 4대를 소방청에 기증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4대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성능을 개량해 100대 정도를 전국에 투입해 소방관님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무인소방로봇 기증식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성 김 현대차 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김승룡 소방청 소방청장 직무대행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기증된 무인소방로봇 총 4대 중 2대는 소방청의 요청에 따라 수도권과 영남 119특수구조대에 각 1대씩 미리 배치돼 화재 현장에 실전 투입됐다. 나머지 2대는 다음달 초 경기 남부 및 충남 소방본부에 각각 1대씩 추가 배치될 예정이다.
무인소방로봇은 지난달 30일 발생한 충북 음성 소재 생필품 제조 공장 화재 사건과 지난 23일 발생한 밀양 산불 현장에도 출동했다.


무인소방로봇의 장비 전면부에 탑재된 방수포는 화재 진압의 핵심 요소로 직사 및 방사 형태로 방수 제어가 가능한 노즐이 적용돼 다양한 화재 양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자체 분무 시스템은 장비를 둘러싸고 있는 분무 노즐로 미세 물 입자를 지속 분사함으로써 장비 외부에 수막을 형성하고 화염 및 고열로부터 장비 몸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무인소방로봇은 섭씨 500~800도에 육박하는 환경에서도 장비 온도를 섭씨 50~60도로 낮춰 화재 현장 근거리에서도 원활한 소방 작업이 가능하다.
전면부 상단에 장착된 시야 개선 카메라는 적외선 센서를 기반으로 불길과 짙은 연기 속에서도 우수한 대상체 검출 성능을 확보해 발화 지점이나 구조 대상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원격 제어기는 무인소방로봇과 무선 통신으로 연결돼 현장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장비 운영자는 이를 바탕으로 화재 현장 상황과 장비를 모니터링하며 원격 주행, 소방 운영 등을 제어한다.

이 밖에도 무인소방로봇은 고열에도 견딜 수 있는 특수 타이어가 장착됐으며, 6륜 독립구동이 가능한 인휠모터 시스템이 적용돼 화재 잔해나 장애물이 많은 사고 현장에서 원활한 원격 주행 및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과 소방청은 무인소방로봇이 소방관의 접근이 어려운 대형 화재나 구조물 붕괴 우려가 있는 화재 현장에서 초동 진압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구조대원의 진입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화재로 인해 부상을 당하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총 1802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재난 환경에서 소방관의 부상 위험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소방관의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그룹사의 기술력을 집약해 무인소방로봇을 개발했다.


정 회장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사투의 현장으로 뛰어드는 소방관분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다”며 "소방관 여러분이 지켜온 안전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고자 소방청과 무인소방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기증하는 무인소방로봇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기술을 집약한 장비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우리 공동의 목표를 구현한 새로운 모빌리티"라며 "위험한 현장에 한 발 먼저 투입돼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팀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올해 6월 개원한 국립소방병원에는 차량과 재활장비를 지원해 소방관분들의 빠른 회복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소방관 여러분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오늘 이 자리는 재난 대응 역사를 새롭게 쓰는 패러다임 대전환의 첫 걸음”이라며 “앞으로도 세계 일류 모빌리티 기업인 현대차그룹 등 민간과의 혁신적 연대를 통해 첨단 과학기술을 현장에 적극 도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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