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오페라단(단장 박혜진)이 1986년 국내 초연 이후 40년 만에 주세페 베르디의 기념비적 걸작 <나부코(Nabucco)>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 오는 4월 9일부터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성악가들과 대규모 합창단이 결합된 대작 오페라로 꾸며진다.
오페라 <나부코>는 기원전 6세기 바빌로니아 제국의 예루살렘 정복과 유대 민족의 포로 생활을 다룬 대작이다. 권력을 향한 오만과 광기,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구원의 서사를 다룬다. 특히 3막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조국을 잃은 민족의 비애를 담아 베르디를 이탈리아의 국민 작곡가로 만든 상징적인 곡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위너오페라합창단에 60명의 시민합창단이 추가로 합류한다. 1901년 베르디 장례식에서 수천 명이 합창했던 역사적 순간처럼, 대규모 인원이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에너지를 재현할 계획이다.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주인공 '나부코' 역은 세계적인 바리톤 양준모와 최인식이 맡는다. 뮌헨 ARD 국제콩쿠르 우승 후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다 현재 연세대 음대 교수로 후학을 양성 중인 양준모와 독일 쾰른 오페라 극장 솔리스트이자 최근 ‘오펜바흐상’ 수상으로 현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최인식이 극의 중심을 잡는다. '아비가일레' 역은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세계적인 소프라노 서선영과 베르디 콩쿠르 1위 최지은이 무대에 오른다. 독일 정부로부터 최고 예술가 칭호인 ‘궁정가수(Kammersanger)’ 작위를 받은 베이스 전승현과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 입상 후 세계 무대서 활약 중인 임채준이 '자카리아' 역으로 극에 무게감을 더한다.

연출은 <리골레토>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서문이 맡았다. ‘운명의 체스판’을 콘셉트로 한 이번 무대는 오페라판 '왕좌의 게임'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드라마를 선보인다. 지휘자 이든이 이끄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세밀하고 강렬한 베르디의 선율을 살려낼 예정이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40년 전 서울시오페라단이 국내에 처음 소개했던 작품을 다시 올리게 되어 감회가 깊다”며 “기원전 6세기의 이야기가 오늘의 관객에게 권력과 자유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 예매 및 문의는 세종문화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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