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형주가 잇달아 주식을 병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증시에서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를 퇴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주식을 병합하면 기업가치는 그대로인데, 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오른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식병합은 상장 유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일 뿐, 기초체력이 변하는 것은 아니어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병합이 급증한 배경에는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이 있다. 지난 12일 금융당국은 미국 나스닥의 페니스톡 퇴출 제도를 참고해 국내 증시에서도 동전주를 퇴출하겠다고 밝혔다. 동전주는 주가 변동성이 커 주가 조작의 대상이 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나스닥 캐피털마켓 상장사는 종가 기준 주가 1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달러를 밑돌면 규정 위반 통지를 받고, 최대 360일 안에 주가를 회복해야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오는 7월부터 국내 상장사 주가도 30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일간 45일 연속 1000원 이상이 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된다. 이 기준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동시 적용된다.
최근 주식병합을 결정한 기업은 대부분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였다. 주식을 병합하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액면가 100원, 주가 150원인 주식 10주를 합쳐 액면가를 1000원으로 만들었다면 주가도 1500원으로 조정된다. 주가를 가장 빠르게 올릴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대신 유통 주식 수는 10분의 1로 줄어들고, 보유 주식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향후 주식병합을 선택하는 기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의 단순 시뮬레이션 결과 코스닥 기업 중 이 가운데 동전주 요건에 해당하는 종목은 18~135개로 추정됐다. 상장을 유지하려면 주가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주가 변동성도 유의해야 한다. 주식을 병합해도 기업의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주가 부양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경남제약은 주식병합 결정 공시 이튿날 상한가에 마감헀다. 인콘, 휴마시스, 에코글로우 등도 25일 장중 10% 이상 급등했다. 케스피온은 전일 대비 18.27% 뛴 615원까지 올랐다가 하락 전환하며 448원까지 밀리는 등 크게 출렁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기준 동전주 166개 가운데 종가가 액면가를 넘지 못한 종목은 26개"라며 "액면병합 이후에도 액면가를 밑돌면 상장폐지되는 구조인 만큼 상장폐지 회피를 위한 주가 부양 기대가 단기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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