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이날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2028년(FY27) 자산 30조 원 이상 상장사부터 공시를 의무화하고, 스코프3(Scope3) 배출량 공시는 3년 유예해 2031년부터 적용하는 안을 내놓았다. 공시 채널은 한국거래소 공시로 시작하여 법정공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KoSIF는 논평을 내고 이번 초안이 기후 친화적 체질 개선을 미루려는 일부의 주장이 과도하게 반영되었으며, 우리 기업과 경제의 녹색전환과 코리아 프리미엄 달성이라는 목표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로드맵이 국제적인 정합성을 잃을 경우 양질의 장기 투자자는 빠져나가고 단기 투기 자본이 유입되어 자본시장 전체에 심각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것은 적용 기업의 규모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의 '2025년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적용' 계획에서 크게 후퇴한 '자산 30조 원' 기준은 관례적인 대기업 기준(2조 원)에 어긋난다. KoSIF는 “국내 주요 상장사들은 이미 2008년부터 현재까지 CDP를 통해 기후 공시 역량을 축적해온 상황”이라며, “일본(2027년 3조 엔, 2028년 1조 엔) 등 글로벌 공급망 경쟁국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2028년 도입 시 최소한 자산 10조 원 이상 기업부터는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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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가 제시한 '거래소 공시 선행 후 사업보고서 전환'에 대해서는 부담 경감 취지에는 공감하나, 정보의 신뢰성과 국제적 정합성 확보를 위해 완충 기간을 결코 길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KoSIF는 이 기간을 1년 내외로 설정하고,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통해 사업보고서 내 법정공시를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온실가스 스코프3 배출량 공시를 3년 유예한 방안 역시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 ISSB(1년 유예), EU(유예 없음), 일본·호주(1년 유예) 등 주요 선진국 대비 이미 공시 시작 시점과 비교하면 너무 길다는 것이다. Kosif는 유예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기업은 2023년 127개, 2024년 158개, 2025년에는 222개사로 상당수가 스코프3를 보고하고 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총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동향이나 EU의 속도 조절 등 단기적 흐름을 핑계로 지속가능성 공시 대상을 지나치게 축소하고 기준을 완화한다는 것은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기임을 고려할 때 근시안적인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오는 4월 최종안을 확정하기 전까지 형식적인 의견 수렴에 그치지 않고 국내외 투자자와 전문가, 시민사회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 초안보다 한층 야심 찬 로드맵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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