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이른바 '등골 브레이커'로 지목한 교복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이날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첫 번째 특별관리 대상 품목으로 교복을 지정한다. 이 대통령의 지적 이후 교육부·재정경제부·공정거래위원회 등 5개 부처가 동시에 교복값 잡기에 나서면서다.
앞서 이 대통령은 교복을 '등골 브레이커'로 꼽으며 두 차례나 대응책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교복 구입비가 60만원에 육박한다"며 "그렇게 비싸게 받는 것이 온당한지, 문제가 있다면 어떤 대책을 세울지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19일에도 "설탕, 밀가루, 교복, 부동산 등 경제·산업 전반에 반시장적 담합 행위가 뿌리 깊게 퍼져 있다"며 강력 제재를 주문했다. 공정위가 설탕과 밀가루 업계 제재에 나섰고 집값도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교복 시장에 대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정부는 교복 시장 구조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볼 방침이다. 현재 교복은 2015년 도입된 '학교주관 구매제도'에 따라 시·도교육청이 매년 상한가를 정하고, 학교가 최저가 입찰로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구매한다.
현재 교복 상한가는 34만4000원이지만 여기에는 동복 한 벌과 하복 한 벌만 포함된다. 체육복과 생활복, 블라우스, 넥타이, 셔츠, 명찰 등을 더하면 실제 부담은 배로 뛴다.
학교별 가격차도 크다. 서울 한 사립고 교복 가격은 7만4000원에 불과했지만 강원 지역의 한 자율형 사립고 교복값은 94만8500원에 달해 87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중학교 역시 최저 가격은 서울의 7만5000원이었지만 최고 가격은 경북 지역에서 60만8000원까지 치솟아 53만원 넘게 격차가 벌어졌다.

공정위는 같은 교복인데 가격 차이가 수십만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입찰 담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향후 제조·유통 구조 전반과 함께 업체 간 또는 학교와 업체 사이의 불공정 거래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교복 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상한가 제도에서 최저가 입찰로 계약이 이뤄지기에 임의로 가격을 조정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10년간 교복 상한가가 28만2000원에서 34만4000원으로 약 22% 오른 데 반해, 같은 기간 최저임금은 시간당 5580원에서 1만320원으로 약 85% 오른 점도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지적한 생필품들이 연이어 가격을 낮췄던 만큼 교복값도 떨어질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을 지적하자 유통·제조사들은 100원대 초저가 상품과 할인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섰다.
제분·제당 업계가 담합 혐의로 대규모 과징금 처분을 받게 된 점도 시장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정부가 선언한 '물가와의 전쟁'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는 신호를 준 것이다. 교복 시장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밀가루와 설탕 사례를 보면 정부가 상당히 강경한 기조를 보인다는 점은 분명하다. 교복 가격 산정과 입찰 관행 등에 적잖은 파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복 중심의 상한가 구조나 구매 품목 범위 등 제도적 보완도 뒤따라야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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