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AI 가속기용 PCB를 생산하는 이수페타시스는 지난해 매출 1조888억원, 영업이익 2047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0.1%, 100.9% 증가했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좌우하는 20~30층 이상의 고다층 기판(MLB) 시장을 선점한 것이 주효했다. 대용량 서버와 AI 가속기 등에 들어가는 MLB는 12층, 18층, 24층을 기준으로 중다층, 고다층, 초고다층으로 구분된다. 층수가 높을수록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한다. 일반 가전제품용 기판이 4~6층 수준이라면, AI 서버용 MLB는 20~30층 이상이다. 현재 18층 이상 MLB 시장에서 이수페타시스는 글로벌 3위다.
미세한 뒤틀림만 있어도 불량으로 직결되는 MLB는 고열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기술 진입 장벽이 높다. 엔비디아와 구글이 이수페타시스의 MLB를 사가는 주요 고객사다. MLB 수요가 몰리자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수페타시스의 평균 공장가동률은 94.1%에 달했다.
국내 PCB 업계는 일본이 장악해온 고수익 기판 시장에서도 재미를 봤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연결하는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이 대표적이다. 대덕전자는 지난해 FC-BGA 판매를 늘려 전년 대비 19.4% 증가한 1조652억원의 매출을 냈다. 영업이익은 2024년보다 352% 급증한 980억원이었다.
코리아써키트는 지난해 매출 1조5097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년간의 적자에서 벗어나 538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티엘비도 지난해 매출 2584억원, 영업이익 2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 43.6%, 673.2% 성장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가 소진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반도체 주문 증가로 심텍과 티엘비의 공장 가동률이 80% 이상으로 올라갔다.
두 회사는 서버용 메모리 모듈(SoCAMM) 같은 차세대 모듈 PCB 위주로 수익구조를 재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전력 D램 4개를 하나의 기판에 올려 한 묶음으로 AI 가속기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기존보다 중앙처리장치(CPU)의 제어 능력이 개선되고 D램의 탈부착이 가능해 유지 비용이 절감된다.
PCB업체인 비에이치는 전기차 배터리용 케이블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기판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고도화로 인해 기판이 커지고 층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초미세 공정에 강한 한국 PCB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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