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이후 관세가 추가로 붙으면 비용은 누가 부담합니까.”최근 수도권의 한 자동차 부품 업체 임원은 미국 바이어와의 화상 회의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현재는 15%의 한시 관세가 적용되고 있지만 선적 이후 미국 통관 시점에 새로운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거론되자 바이어가 계약 조건을 따져 묻기 시작했다. 이 임원은 “추가 관세 가능성을 감안해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 계약서에 어떤 조항을 넣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기반한 상호관세에 제동을 건 이후 관세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수출 현장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122조를 근거로 15%의 한시 관세를 발동했지만 이 조치는 150일이 지난 7월 만료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7월 이후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301조와 232조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반년 사이 관세 체계가 두 차례 바뀔 수 있다. 업계에서 ‘관세 과도기’라는 표현이 나오는 배경이다.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선적 시점과 미국 통관 시점 간 시간 차다. 한국에서 물건을 보낼 당시에는 관세가 없거나 낮았더라도 통관 시점에 301·232조 관세가 적용되면 부담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관세는 통상 미국 측 수입자가 통관 시 세관에 납부한다. 다만 관세가 오르면 수입자의 총비용이 늘어나고, 이 부담은 가격 협상을 통해 수출 기업에 일부 전가될 수 있다. 특히 고정가 계약은 관세 인상분을 즉시 반영하기 어려워 수출 기업의 마진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부품·2차전지 소재·반도체 장비·철강업계의 우려가 특히 크다. 대미 수출 규모가 크고 301·232조 등 추가 관세 적용 가능성이 직접적으로 거론되는 전략산업이기 때문이다. 타이어, 석유화학, 기계장비, 가전 등도 301·232조가 대체 적용되면 세율이 얼마나 오를지 계산해 선적 일정을 조정할지, 계약서에 가격 자동 조정이나 재협상 조항을 넣을지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김세진 법무법인 세종 통상산업정책센터장은 “최근 관세 체계 전환을 전제로 계약 구조와 통관 일정 관리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며 “이 과도기에 수출 물량 계획, 거래 구조, 계약 조건을 어떻게 재설계하느냐가 수출 기업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와 정치권이라도 이런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회가 정쟁을 멈추고 대미투자특별법을 일정대로 처리하는 것이 첫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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