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5000을 처음 돌파한 지난달 22일 이후 한 달여간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ETF를 포함해 총 19조2300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육천피’의 주역인 셈이다.
코스피지수가 4000을 돌파했을 때만 해도 개인은 국내 증시에 큰 관심이 없었다. 우상향의 믿음은 미국 증시에 집중됐다. 개인의 ‘국장’ 매수세를 자극한 건 포모(FOMO·소외 공포)였다. 지수가 5000선에 다가서자 개인들은 은행에 쌓아둔 돈을 꺼내 국내 증시 추격 매수를 개시했다.
국내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에만 각각 22조4705억원, 2조4133억원 급감했다. 개인은 대신 ETF를 집중 매수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이후 4거래일간 코스피지수가 8%대 급등한 건 개별 주식보다 ETF를 대거 매집한 결과”라고 말했다.
뒤늦게 참전한 개인은 큰 규모로 빚을 내 투자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1년 전 21조4009억원이던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지난 23일 31조7123억원으로 48% 늘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108조2900억원으로,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의 약진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88% 불어난 572조2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수가 단기 급등했지만 고평가 논란이 거세지 않은 이유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4배로, 여전히 과거 10년 평균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실적 추정치가 계속 상향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증설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이날 맥쿼리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301조원, 272조원에 달할 것이란 파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각각 34만원, 170만원으로 상향했다.
정부의 증시 부양에 대한 의지도 개인 매수세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지수 5000에 이르기까지는 반도체와 조선, 방위산업 업종 기여가 컸지만, 6000 돌파는 증권, 은행, 보험 등 금융주가 주도했다.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커지자 금융주들은 ‘만년 저평가 업종’이란 꼬리표를 뗐다. 지수가 5000을 돌파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불어난 상위 종목 리스트엔 미래에셋증권(약 21조원)과 KB금융(약 11조원)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로 기간을 넓히면 건설(65.7%) 전기전자(59.1%) 금융(41.8%) 업종 등이 크게 상승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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