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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표준화·면책조항 선행돼야"…'2026 기금형 퇴직연금' 포럼

입력 2026-02-27 15:25   수정 2026-02-27 15:26

“수탁기관이 어떻게 수익률을 공시하고 비교를 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모든 사업장의 퇴직연금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연내 입법하기로 한 가운데, 제도 도입에 앞서 수익률 계산 방식의 통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5일 성균관대 국제관에서 열린 ‘2026년, 기금형 퇴직연금은 어떤 모습일까’ 포럼에서 영주 닐슨 한국퇴직연금데이터 대표 겸 성균관대 SKK GSB 교수는 현재 퇴직연금 수익률 계산 방식이 금융사마다 제각각인 점을 지적하며 데이터 표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퇴직연금 500조원 시대를 앞두고 제도 변화에 걸맞은 구체적인 운영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SKK GSB와 한국퇴직연금데이터가 공동 개최한 이번 포럼은 기금형 퇴직연금의 도입 시나리오와 현장 적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사 실무자와 기업 인사·재무 담당자들이 대거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퇴직연금 '연 2% 수익률' 늪 탈출이 과제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 퇴직연금 적립금은 500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현재 퇴직연금은 기업과 금융회사 간 계약을 기반으로 한 ‘계약형’으로 운용된다. 회사가 운용을 책임지는 확정급여(DB)형과 가입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있다.

퇴직연금은 그동안 원리금 보장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어 연 2%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저수익 구조를 깨기 위해 노사가 공동 기금을 설립하고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금 간 경쟁 유도해 수익률 높여야”
이번 포럼의 발제를 맡은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기금형 퇴직연금의 목적이 수익률 제고라고 강조했다. 남 실장은 기금 간 경쟁이 촉발되는 지배구조가 필요하며 그로부터 수익률 제고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남 실장은 호주의 퇴직연금 제도인 ‘Superannuation’을 근거로 들었다. 호주는 근로자가 아무 선택을 하지 않을 경우 법으로 정해진 실적배당형 상품 ‘Mysuper’ 펀드로 자금이 들어간다. 디폴트 옵션인 ‘Mysuper’는 연평균 약 7%의 수익률을 기록한다. 반면 현재 한국의 퇴직연금은 2%대의 낮은 수익률로 가입자의 약 90%가 원리금 보장형 위주의 초저위험 상품에 가입되어 있다.

남 실장은 기금형 퇴직연금의 도입을 기업의 입장에서도 함께 고려했다. 그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부담으로만 보기보다 근로자에게 보다 나은 복지 수단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표준화와 면책 조항 선행돼야”
이어 ‘글로벌 사례와 데이터로 보는 기금형 퇴직연금’에 대해 주제 발표를 맡은 닐슨 교수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될 경우에 관해 설명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의 목적이 수익률 제고이기에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에 현재 퇴직연금의 수익률 계산 방식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수탁기관이 어떻게 수익률을 공시하고 비교를 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수익률 계산 방식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아울러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더라도 법률적 강제성이 없다면 사용자가 어떤 동기로 해당 제도를 선택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제도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 도입을 제안할 경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책임 부담 등 리스크가 행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면책 조항 마련 등 정책적·법적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금융업계 관계자들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또 하나의 상품으로만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남 실장은 기금형 퇴직연금의 도입 배경을 설명하며 제도의 취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퇴직금 제도가 폐지되고 퇴직연금의 전 사업장 의무화가 추진될 경우 사실상 제도 전환이 불가피한 중소 사업자들을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 실장은 “중소 사업자의 경우 DB형처럼 연 2% 수준의 수익률에 머무르는 구조로는 임금 상승률을 따라가기 어렵다”며 “임금 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운용 체계를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이 제시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포럼을 공동주최한 성균관대 SKK GSB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글로벌 MBA 평가에서 14년 연속 세계 100대 및 한국 1위 MBA로 선정되어 왔다.

배현의 인턴기자 baehyeonu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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