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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잘 팔릴 줄이야"...한국서 부는 '중국 전기차' 열풍

입력 2026-02-27 12:18   수정 2026-02-27 12:19

[비즈니스 포커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만960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37.6% 증가한 수치다. 성장을 주도한 건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다. BYD는 1월 한국에 134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순위 5위를 차지했다. 전통의 강자인 아우디(847대)와 볼보자동차(1037대)를 추월했으며 렉서스(1464대)의 뒤를 바짝 좇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과 비교하면 BYD의 성장세는 더욱 위협적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6107대를 판매했던 BYD는 한 달 만에 전년 실적의 22%를 달성했다. 신규 브랜드임에도 상위권에 진입하면서 한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전기차의 공세가 매섭다. 국내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차 돌풍을 견인하고 있는 BYD를 필두로 올해는 지커, 샤오펑 등이 한국 진출을 예고하며 한국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중국 브랜드를 누가 사겠어.” 지난해 초 BYD가 한국 시장 진출을 확정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만 해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 등에는 이 같은 반응들이 주를 이뤘다. 저렴한 전기차로 글로벌 시장을 평정했으나 한국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한국 시장의 경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아성이 견고한 데다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편견이 심하기 때문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 편견 떨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밖의 전개가 펼쳐졌다. BYD는 무시무시한 기세를 보여주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진출 첫해임에도 불구하고 6107대를 판매하며 단숨에 수입차 ‘톱10’에 진입했다.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판매를 늘려나가고 있다.

BYD가 돌풍을 기록한 배경으로는 압도적인 ‘가성비’가 첫손에 꼽힌다. 현재 BYD에서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인 소형 SUV인 ‘아토 3’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기본 모델은 3150만원, 플러스(Plus) 모델은 3330만원(VAT 포함)으로 보조금까지 포함하면 실구매가는 3000만원 미만으로 떨어진다.

중국 현지 판매가보다는 높은 가격에 국내 출시됐지만 국내외 경쟁사들의 동급 차종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자체 배터리 공급망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중국차는 품질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깬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옵션도 빼놓을 수 없다.




전방충돌경고(FCW), 자동긴급제동(AEB), 지능형크루즈컨트롤(ICC) 등 최신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대거 탑재해 안전성까지 챙겼다.

실내외 디자인도 파격적이다. 외관과 내관의 경우 세계에서 이름난 디자이너의 손길이 담겼다. 아토3의 외관은 아우디 e-트론을 만들어내고 람보르기니에서도 디자인 작업을 한 볼프강 에거 BYD 수석디자이너가 용을 형상화해 제작했다.

실내는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등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던 미켈레 아우흐 파가네티가 피트니스와 음악을 콘셉트로 디자인했다. 서비스도 강점이다. 기본 차량 보증기간은 무려 6년(또는 15만km)으로 정했으며 배터리 보증은 8년(또는 16만km)에 달한다. 한국에서 판매 중인 완성차 브랜드 중 보증기간이 가장 길다.

BYD의 올해 행보도 심상치 않다. 예열을 마친 BYD는 최근 파격적인 가격의 해치백 모델 ‘돌핀’을 선보였다.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했는데 국내 판매 가격은 일반형 2450만원, 액티브 2920만원이다. 보조금 등을 포함하면 2000만원 초반대 구매가 가능하다. 출시가 기준으로 국내 역대 최저가 전기차다. 그동안 전기차는 보조금을 감안하더라도 2000만원 중후반대에서 3000만원 안팎이 일반적이었다. 돌핀의 등장으로 실질적인 2000만원대 차량이 나오게 된 셈이다. BYD는 돌핀을 앞세워 올해 ‘1만 대 클럽’ 진입을 노리고 있다.

전기차 ‘가격 전쟁’ 심화하나


전문가들은 BYD의 등장을 통해 한국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편견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BYD의 ‘아토3’를 예로 들며 “이만큼 가성비가 뛰어난 전기차는 찾기 어렵다. 사실상 동급에선 적수가 없다”며 중국 전기차 돌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올해는 BYD의 성공적인 안착에 힘입어 더 많은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중국 전기차들이 국내 도로를 점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지리자동차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와 자율주행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샤오펑이 한국 진출을 예고한 상태다. 두 브랜드의 전기차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고 평가를 받는 모델들이다.

우선 지커는 이르면 상반기 중 기후에너지환경부 및 국토교통부 인증 절차를 마무리하고 중형 전기 SUV ‘7X’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시작 가격이 5000만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식 출시 전임에도 지커 관련 온라인 팬카페 가입자 수가 6000명을 넘어서는 등 벌써부터 큰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많다.

지난해 6월 ‘엑스펑모터스코리아’ 한국 법인을 설립한 샤오펑도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국내 첫 모델로는 중형 세단 ‘P7’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판매 중인 최신 P7 가격은 약 3600만~4000만원대 수준인데 샤오펑이 국내에 이를 도입할 경우 정부 보조금과 트림 구성, 환율을 감안해 가격을 더 낮출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테슬라’라는 별명에 걸맞게 샤오펑은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연이은 상륙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업체 간 가격 인하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볼보 등의 수입차 브랜드들도 연이어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있는데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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