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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앞두고"…유관순 열사 등 독립운동가 조롱 콘텐츠에 공분

입력 2026-02-26 09:44   수정 2026-02-26 09:45


3·1절을 앞두고 유관순 열사를 조롱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며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외에도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의 외모를 비하하는 게시물까지 함께 등장해 비판이 커지고 있다.

26일 온라인상에 따르면 한 틱톡 사용자는 지난 22일부터 하루 간격으로 유관순 열사 관련 영상 2편을 연달아 게시했다. 해당 영상들은 총 20만 회 이상 조회되며 빠르게 확산됐다. 일부 유튜브와 SNS 계정에도 유사 영상이 공유되며 수십만 회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영상들은 생성형 AI로 제작된 것으로, 오픈AI의 영상 생성 모델 '소라(Sora)'를 활용했다는 설명이 달렸다. 영상 속 유관순 열사의 모습은 3·1운동으로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됐을 당시 촬영된 수의 차림 사진을 바탕으로 AI가 복원한 이미지로 추정된다.

영상 내용은 열사를 희화화하는 장면들로 구성됐다. 한 영상에서는 유관순 열사가 식당에서 방귀를 뀌는 설정으로 등장하며 "너무 급하다. 속이 다 시원하다"라고 말한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상반신은 열사, 하반신은 로켓 형태의 기계장치가 '유관순 방구로켓'이라고 외치며 우주로 날아가는 장면이 담겼다. 관제탑 직원들이 "연료가 떨어진다. 유관순이 힘을 내려면 방귀를 더 뀌어라"라고 말하는 설정도 포함됐다. 다른 영상에서는 일장기를 향해 애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등장해 논란을 키웠다.

유관순 열사는 1919년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일제의 고문 끝에 17세의 나이로 옥사한 독립운동가다. 일제 고문으로 얼굴이 부어 있던 당시 수감 사진을 AI로 복원해 조롱성 콘텐츠로 제작했다는 점에서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독립운동가 사진을 외모로 조롱하는 게시물도 확산됐다.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 사진 아래에는 "얼굴이 이게 뭐냐", "정말 못생겼다"는 등의 문구가 달린 반면, 친일 인사인 이완용 사진에는 "포스가 남다르다", "엄격 근엄 진지하다. 갓(god)이다" 등 긍정적 표현이 덧붙여져 공분을 샀다.

누리꾼들은 "3·1절을 앞두고 이게 무슨 짓이냐",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모욕", "AI 기술을 왜 이런 데 쓰느냐", "아이들이 사실로 받아들일까 우려된다" 등 분노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는 제작자 신상 공개와 법적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3·1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를 희화화한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표현의 자유와 역사적 인물에 대한 모독, AI 기술의 악용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도 커질 전망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조롱성 콘텐츠가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형사처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행 형법은 사자(死者)의 명예를 허위사실로 훼손한 경우에 한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단순 희화화나 비하 표현만으로는 처벌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표현의 자유와 역사적 인물에 대한 명예 보호 사이의 충돌 지점에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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