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천대와 고려대 공동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차세대 리튬 금속 배터리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전해질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핵심 부품인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 상용화에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천대학교는 화공생명배터리공학부 박진우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김웅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AI 기반 전해질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저장 분야 국제학술지 'Energy Storage Materials'(IF=20.2)에 실렸다.
리튬 금속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이 불규칙하게 성장하면서 수명과 안전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개선하려면 정밀한 전해질 설계가 필요하지만, 기존 방식은 수많은 조합을 반복 실험해야 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
연구팀은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분자의 연결 구조와 반복 특성, 농도 정보를 동시에 반영하는 새로운 분자 표현 기술(e-ECFP)을 개발해 적용했으며, 전해질 분자의 입체 구조와 농도까지 함께 학습하는 모델을 구축해 성능 예측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성능 예측을 넘어 성능 향상의 원인까지 분석할 수 있는 '해석 가능한 AI 모델'을 구현한 것이 주목된다. 염과 용매의 역할을 구분해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모델 신뢰도도 끌어올렸다.
AI 분석 결과, 불소를 포함한 구조와 고리형 에테르 구조(분자 내 산소를 포함한 고리 형태의 화학 구조)가 배터리 성능 향상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설계한 신규 전해질은 리튬-구리 하프셀 실험(특정 전극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기준 전극과 함께 구성한 시험용 전지 실험)에서 99.72%의 쿨롱 효율(충전한 전기량 대비 방전 시 회수되는 전기량의 비율)을 나타냈다.
또한 양극과 음극을 모두 갖춘 풀셀 실험에서도 500회 이상 충·방전 이후 안정적인 용량 유지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AI를 통한 후보 물질 탐색과 설계 과정 자동화로 차세대 전지 개발 속도를 크게 단축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AI가 단순 예측을 넘어 배터리 성능 향상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다양한 차세대 에너지 저장 시스템 설계에 폭넓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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