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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란 공급 차질 대비하나…美공격 긴장 속 석유 수출량 늘려

입력 2026-02-26 14:39   수정 2026-02-26 15:0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동 국가들이 원유 수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물량을 선제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집계한 유조선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사우디의 평균 원유 선적량은 하루 약 730만배럴로 집계됐다.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 지난달 선적량보다 하루 평균 40만배럴 많은 원유가 수출된다. 이는 2023년 4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의 물량까지 합치면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출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하루 약 6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수출량 증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중동 산유국이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에 대비해 석유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봤다.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하기 전에도 사우디가 생산량 확대에 나선 적 있다.

이란은 미국이 공격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해왔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이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4분의 1이 지난다. 사우디를 비롯해 이라크, 쿠웨이트, UAE, 이란 등 국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출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차단할 경우 석유 수송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우디 최대 원유 해운사인 바흐리는 최근 최소 5척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임시로 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해운사들은 자체 선대만으로 화물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만 추가 선박을 확보한다.

다만 사우디의 수출 증가는 OPEC+가 기존 감산 조치를 점진적으로 되돌리는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산유국은 이번주 회의를 열고 4월 및 그 이후의 생산 수준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계절적 요인으로 국내 발전용 원유 소비가 줄어들면서 추가 물량이 수출로 전환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란은 주요 수출 거점인 카르그 섬에서의 선적을 대폭 확대했다. 원자재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2월 15일부터 20일까지 약 2010만배럴의 유조선이 선적됐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의 약 3배에 달하는 물량으로 하루 300만배럴을 웃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급증은 과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기 직전에 나타났던 패턴과 유사하다”며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이달 중순 카르그 섬 인근에 대기 중인 유조선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반면 섬 내 저장 탱크의 원유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양국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26일 3차 핵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제유가는 이번주 들어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 대비 0.21달러(0.32%) 떨어진 배럴당 65.42달러에 거래됐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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