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분양사업자인 A사가 속초시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로 지난 12일 확정했다. 심리불속행은 대법원이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앞서 1심과 2심 모두 “시정명령 처분은 위법하다”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A사는 2020년 10월 속초시에서 생활숙박시설을 분양하기 위한 분양 신고를 했다. 신고 당시 광고안에는 건축물분양법상 필수 기재 사항인 용도지역과 지구단위계획 수립 여부, 교육환경보호구역 설정 여부 등이 누락돼 있었다.
속초시는 약 4년이 지난 2024년 8월 사전통지를 거쳐 10월 누락 사항을 시정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렸다. A사는 시정명령이 내려지기 한 달 전인 2024년 9월 분양 광고를 했던 간행물에 정정 내용을 게재하고 홈페이지 공지, 수분양자 문자 통지, 분양사업장 공고문 부착 등의 조치를 이미 마친 상태였다. A사는 “시정명령 처분 당시에는 이미 위법 상태가 해소됐거나 위반행위의 결과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행정소송을 진행했다.
법원은 “행정청의 처분 시점에 위반행위의 결과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의 시정을 명하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대법원판결이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을 둘러싸고 급증하고 있는 분양계약 취소나 해지 소송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정명령 전에 이미 시정 조치가 이뤄졌다면 “사업자가 시정명령을 받으면 계약자는 약정을 해제할 수 있다”는 건축물분양법 조항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서다.
분양시장에서는 건축물에 문제가 없는데도 시세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말 ‘계약자의 해지권은 시정명령의 경중과 관계없이 유효하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온 후 이른바 ‘기획소송’이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분양 광고나 계약서의 문구에서 허점을 찾아 집단 민원을 넣어 지자체가 시정명령을 내리게 만드는 식이다.
A사를 대리한 법무법인 세종의 최철민 변호사는 “‘위법한 시정명령은 약정 해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리가 확립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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