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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글로벌 부채 규모가 348조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특히 주요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대규모 국채 발행에 나서면서 정부 부채가 증가세를 주도했다.
25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세계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세계 부채 총액은 전년 대비 9%(29조달러) 증가한 348조달러로 집계됐다.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른 연간 증가세다.

부채 증가를 이끈 주체는 정부였다. 증가분의 3분의 1이 정부 차입(10조달러 이상)에서 나왔고 특히 미국, 중국, 유로존이 증가액의 75%가량을 차지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308%로 5년 연속 하락했지만, 이는 민간부문의 부채 축소 때문이지 정부부문의 부채비율은 계속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부채는 2022년 약 58조달러에서 지난해 106조달러로 3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IIF는 “민간부문 부채 비율은 팬데믹 정점에서 하락한 반면, 공공부채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세계 부채 사이클이 이제 가계나 기업보다는 주요국의 지속적인 재정적자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IIF는 앞으로도 부채 규모가 축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국방비 증액, 친환경 에너지 전환, 노후 인프라 투자 확대 등 대규모 자본지출이 필요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금융 부문 규제 완화도 차입 확대 환경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고든 섀넌 트웬티포 애셋 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시장은 자본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기업이 발행하는 AI 채권 규모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제로 채권 공급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정부”라고 설명했다.
주요국 재정 상태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36년까지 공공부채 비율이 GDP 대비 120%를 넘어설 전망이다. IIF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도입이 부채 수준을 줄일 만큼 충분한 세수를 창출하지 못하고 오히려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흡수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경우 국방비 증액 과정에서 민간 자본의 도움을 받지 못할 경우 2035년까지 EU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지금보다 18%포인트 이상 상승할 우려가 있다. IIF는 “세계 부채 수준은 당분간 역사적 고점 부근에 머물 것”이라며 “각국 정부의 재정 정책 선택이 세계 경제 대차대조표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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