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씨는 지난달 백화점에서 구매한 샤넬 운동화를 신었다가 발등이 까져 피가 나는 사고를 당했다. 신발 안쪽을 확인해 보니 발등을 덮는 가죽 설포의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가죽이 거칠게 접혀 있었다. 겉으로 봐도 좌우 가죽 모양이 달라 비대칭이었지만, 핵심은 접힌 가죽 부위가 발등을 긁는 구조적 결함이었다. A씨는 "180만원이나 주고 샀는데 결함이 있는 게 말이 되냐"며 환불을 요구했으나 브랜드 측은 "불량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명품 소비가 늘면서 백화점과 브랜드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소비자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품질' 및 'AS 불만'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해외명품 브랜드 관련 피해구제 접수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5년간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구찌·버버리 등 5개 명품 패션 회사를 상대로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은 346건이었다.
피해구제란 소비자가 사업자가 제공한 물품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사실조사 및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합의 등 분쟁 해결을 권고하는 제도다. 연도별로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20년 67건, 2021년 80건, 2022년 55건, 2023년 66건, 2024년 78건이었다.

브랜드별로 보면 루이비통을 상대로 한 피해구제 신청이 지난 5년간 총 15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버버리(90건), 샤넬(43건), 구찌(37건), 에르메스(18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피해구제 신청 사유로는 '품질'이 28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 '계약불이행'(20건), 'AS 불만'(10건) 등 순이었다.
브랜드의 '결함 불인정'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2023년 570만원짜리 재킷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이염 문제로 항의했지만, 업체 측은 "제품 하자가 아니다"며 보상을 거부했다. 2025년 발생한 또 다른 사례에서는 341만원 상당의 가방 프린트가 손상돼 교환을 받았음에도 새 제품 역시 프린트가 손상돼 있자 업체가 "사용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논리를 펴며 보상을 거부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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