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건축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을 사무소 이름으로 내세우는 식의 건축사사무소 유사 명칭 사용이 금지된다. ‘건축가’와 같은 표현 등으로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표현을 사용하면 최대 징역형에 처할 수도 있다. 일부 사무소가 건축사 자격증이 없는 유명인을 내세워 영업해온 관행이 금지되면서 업계에선 시장 질서가 정상화될 것이라며 반색하고 있다.
26일 건축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회에선 건축사사무소의 명의대여·유사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건축사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건축사사무소의 명칭 등을 대여하는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건축사 자격도 취소된다.
또 건축사사무소 또는 유사 명칭을 사용하거나 무자격자의 건축사 업무 또는 건축사업 표현·표시 및 건축사 고용·동업 행위 등도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업계에선 그간 명의대여 및 유사 명칭 사용으로 인해 왜곡돼 온 시장 질서가 이번 개정으로 바로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무자격자가 건축사사무소 대표로 활동하며 영업하는 행위 등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건축계 관계자는 “건축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전문 영역으로, 자격 체계의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개정은 건축사 제도의 공공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에는 서울 은평구의 한 교회 신축 현장을 두고 자격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공사 안내문에 붙은 ‘유현준건축사사무소’라는 이름을 두고 국내 건축사 자격이 없는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건축학부 교수가 설계·감리자로 올라간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돼 허가표지판이 정정되기도 했다.
사무소 역시 유사 명칭 사용 시 처벌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된 지난해 4월 ‘유현준건축사사무소’에서 ‘유현준앤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로 등기상 상호가 바뀌었다.
업계에선 건축사와 유사 명칭 사용 제한을 꾸준하게 요구해왔다. 건축사 자격증이 없는 무자격자에 의한 소비자 피해가 반복됨에도 과태료 등 경미한 처벌에 그쳤기 때문이다. 일부는 건축사 자격증이 없는 관련자를 지칭하는 ‘건축가’ 표현 역시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제한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선 한국의 건축사와 같은 자격인 아키텍트(architect)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건축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을 디자이너 등으로 소개하도록 한다. 한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사무소 이름에 건축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을 아예 표기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업계에 많다”며 “건축은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업종이기 때문에 호칭 사용을 더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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