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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이 전한 '울림'…정의선 "할아버지 정신 이어갈 것"

입력 2026-02-26 17:05   수정 2026-02-26 17:06

“할아버지(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가 남긴 깊은 울림을 기리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할아버지의 신념과 모든 도전은 사람에서 시작됐다. 사람의 가능성을 믿으셨고, 사람을 위한 혁신을 이뤄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서거 25주기 추모 음악회’에서다. 정 회장은 “25년이 지났지만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는 지금, 그 울림은 우리 모두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며 “할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 창업회장은 자동차와 건설, 조선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을 일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세대 기업인이다. 그는 현대(現代)라는 사명에 ‘현대화를 지향해 모든 사람이 더 잘살 수 있게 하겠다’는 기업가정신을 담았다. 정 창업회장은 1967년 현대차를 창립해 한국 첫 독자 고유 모델인 포니를 내놓으며 현대차그룹이 ‘세계 톱3’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하는 기반을 닦았다.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와 조선소가 들어설 백사장 사진 한 장을 들고 해외에서 26만t급 유조선 건조 계약을 따냈다.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하는 임원들에게 “이봐, 해봤어?”라고 꾸짖을 정도로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2001년 3월 21일 86세로 타계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김선욱, 선우예권, 조성진, 임윤찬 등 한국을 대표하는 네 명의 피아니스트는 ‘이어지는 울림’을 주제로 정 창업회장이 우리 사회에 남긴 유산을 아름다운 선율로 추모했다. 정 회장은 “아내의 권유로 피아노 네 대가 함께하는 무대를 본 뒤 감명을 받아 김선욱 피아니스트와 함께 (음악회를) 기획했다”며 “만약 할아버지께 연주회 추진 여부를 여쭤봤다면 ‘이봐! 뭘 망설여, 해 봐!’라고 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 회장은 할아버지와의 추억도 소개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할아버지 댁에서 살았을 때 겨울에 눈이 오면 눈을 보고, 봄에 꽃이 피면 꽃을 보면서 할아버지 앞에서 시를 지어 낭독한 기억이 난다”며 “오늘의 이 아름다운 음악을 할아버지께 바친다”고 했다.

이날 음악회에는 장재훈 부회장 등 현대차그룹 임직원은 물론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범현대가 인사가 다수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인도 자리했다. 경제계에선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모습을 비쳤다. 소방공무원과 사회복지단체 관계자, 미래의 젊은 인재 등 약 2500명도 함께 객석에 앉았다.

김보형/양길성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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