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광풍과 함께 AI 버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AI산업은 19세기 운송혁명을 이끈 철도산업, 1990년대 말 인터넷산업의 부흥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신기술은 등장 초기 과도한 낙관론을 자극해 버블을 일으킨다. 버블은 현실과의 괴리를 지나치게 벌리다가 결국 붕괴하곤 했다.문제는 거품 붕괴가 임박하더라도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 시장에서 AI 관련주 투자 열기는 지난해 10월 이후 주춤하고 있다. 최근 순환매 장세는 이런 변화를 반영한다. 투자자금이 가치주 등 경기 방어적 섹터로 이동하는 순환매는 2000년 인터넷 버블 붕괴 전에도 나타났다.
AI 투자 열기가 인터넷 버블 당시와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풍부한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춘 대형 기술주가 투자를 주도하고 있어서다. 다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AI산업의 기대 수익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언젠가 마주할 버블 붕괴를 염두에 둔 투자자가 기댈 곳은 결국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 GMO 공동창업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차례 증명을 거친 투자 전략은 어떤 자산이든 쌀 때 사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거품 붕괴 영향을 피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현 상황에선 AI 랠리 속에서 소외된 섹터나 미국 외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서서히 옮기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고려할 만하다. 포트폴리오 위험 다변화 이론은 수익률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손실은 피하자는 게 골자다. 시장은 항상 적정 밸류에이션으로 회귀한다.
임태섭 경영학 박사·성균관대 SKK GSB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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