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천피(코스피지수 6000) 시대에 결혼자금을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모두 투자했다는 한 공무원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두 회사 주가가 연일 급등해 평가이익이 수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면서다.
26일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주식·투자 채널에 '여자친구랑 합의해서 모아온 결혼자금 오늘 삼전·하닉 반반씩 삼'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공무원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결혼식과 전세 보증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모은 3억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1억5000만원어치 매수했다고 밝혔다.
A씨는 "1년 뒤 3억이 10억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많이 고민했는데, 아직 상승장 초입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장(국내 증시) 뉴노멀 시대에 (자산을 불릴) 기회라고 생각했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장 집을 사는 대신 투자를 선택한 셈이다.

A씨는 현재까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21만9000원, SK하이닉스는 109만90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A씨가 밝힌 종목별 평균 매수가는 삼성전자 19만9700원, SK하이닉스 100만2000원이다. 26일 종가 기준 수익률은 삼성전자 9.16%, SK하이닉스 9.68%다. 투자원금이 각각 약 1억5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A씨의 평가이익은 약 2826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엔비디아가 있다.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위축됐고, 관련주에 매수세가 몰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납품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2026 회계연도 4분기(2025년 11월~2026년 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681억3000만달러(약 98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 662억달러를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1.62달러로 월가 예상치(1.53달러)를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780억달러를 제시했다. 이 역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727억8000만달러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눈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힘입어 공급자 위주 시장이 형성되면서다. 25일 기준 삼성전자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79조7644억원에 달한다. 1년 전 추정치(42조5126억원) 대비 4배 이상 불어났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37조3163억원에서 153조5068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증권가가 삼성전자에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22만9800원이다. SK하이닉스의 평균 목표주가는 126만3160원이다. 특히 SK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30만원, SK하이닉스에 160만원을 제시했다. 현재 국내 증권가에서 제시된 목표주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누리꾼은 "왜 두 종목에 투자했는지 모르겠다. 반도체 망하면 같이 망한다"고 우려했다. 반도체 업황이 꺾이면 두 회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해 손실이 불어날 것이라는 취지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코스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기자본이익률(ROE) 대비 PBR이 낮은 업종이나 PBR이 높더라도 ROE가 개선되고 있는 업종에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PBR과 ROE를 고려했을 때 에너지·건설·화장품·IT 하드웨어가 투자 매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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