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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빌딩도 쪼개 산다…디지털 월렛 시대의 금융 리셋

입력 2026-02-26 19:19   수정 2026-02-26 19:21

클릭 한 번으로 글로벌 자산에 접근하는 시대는 우연히 오지 않았다. 그 이면에는 금융 인프라를 다시 설계하는 조용한 구조적 전환이 있다. 블록체인과 자산 토큰화, 디지털 월렛은 금융의 작동 방식을 바꾸는 기반이다. 오늘날 금융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기술이 아니라, 구조에서 만들어진다.


블록체인과 자산 토큰화, 금융 인프라의 구조적 전환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블록체인과 자산 토큰화Tokenization를 기반으로 금융 인프라 자체가 재편되는 구조적 전환기라 할 수 있다. 이 변화의 출발점이자 핵심 전략이 바로 디지털 월렛Digital Wallet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블록체인과 자산 토큰화가 주목받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스마트폰 도입 이전의 국제통신 환경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와츠앱WhatsApp과 한국의 카카오톡이 등장하기 전까지 국제통신은 여전히 비싸고 번거로운 영역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기반 메신저의 등장은 국가별로 분절돼 있던 통신 환경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하며, 국경과 인프라 비용의 제약 없이 전 세계와 즉각적으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다.

블록체인과 토큰화가 금융에 가져올 변화 역시 이와 유사하다. 현재 금융 시스템은 국가별 인프라와 제도에 따라 분절돼 있지만, 자산이 토큰화되면 블록체인이라는 글로벌 네트워크상에서 하나로 연결된다. 다양한 국가의 자산이 토큰 형태로 단일 네트워크상에 연결되면 전 세계 투자자는 국경과 금융 인프라의 제약 없이 글로벌 우량 자산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디지털 월렛은 단순한 보관 수단을 넘어 토큰화된 자산에 대한 접근·통제·실행이 하나의 인터페이스에서 이루어지는 핵심 접점으로 기능한다.

현재 한국의 투자자가 엔비디아 주식을 매수하려면 여러 국가의 증권사와 예탁 결제 기관을 순차적으로 거쳐야 한다. 그러나 해당 주식이 글로벌 블록체인상에서 토큰화된다면 투자자는 하나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하나의 디지털 월렛만으로 즉시 거래가 가능해진다. 인도의 개인 투자자가 미국의 빅테크 주식에 투자하거나, 증권 계좌가 없는 아프리카의 투자자가 한국의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수하는 것 역시 동일한 구조 안에서 가능하다. 자본은 특정 국가의 금융 인프라에 종속되지 않고, 신뢰 가능한 네트워크상에서 직접 연결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미래에셋 디지털 전략, 디지털 월렛 기반의 네트워크 확장

금융 구조가 ‘국가별 인프라’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월렛은 단순한 기술 요소를 넘어 새로운 금융 질서의 출발점으로 작동한다. 자산을 발행하고, 보유하며, 이전하고, 실행하는 모든 행위가 월렛을 중심으로 재구성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디지털 월렛을 기반으로 글로벌 토큰 증권Security Token, ST,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온체인 금융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전 세계에 파편화된 투자자산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미래에셋 디지털 월렛은 궁극적으로 단순한 자산 보관·송금 도구를 넘어 모든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접근·통제·실행이 이루어지는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미래 금융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다.




토큰증권 핵심 투자 포인트 세 가지

냉장고가 발명되기 전, 물은 그저 흘러가는 액체에 불과했다. 하지만 인류가 ‘얼음’이라는 형태로 물을 얼리고 보관할 수 있게 되면서 그 활용 가치는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최근 금융시장에도 이와 같은 ‘아이스 메이커Ice Maker’가 등장했다. 바로 토큰증권이다. 토큰증권은 형태가 없어 투자하기 어려운 지적재산권IP이나 덩치가 너무 커 소유하기 힘든 실물 자산을 ‘토큰’이라는 그릇에 담아 누구나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만든 금융 혁신이다. 이제 투자의 지평은 주식과 채권을 넘어 K-콘텐츠, 강남의 빌딩, 대형 선박, 그리고 개인 맞춤형 인덱스까지 확장하고 있다. 자산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 토큰증권 시대의 핵심 투자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본다.

1. 팬덤이 자본이 되는 세상, 문화 콘텐츠 투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소비자가 곧 투자자가 되는 ‘참여형 경제’의 부상이다. 과거 소비자는 기업이 분석한 데이터의 대상에 불과했으나, 웹 3.0 시대의 소비자는 직접 제품 기획에 참여하고 성과를 공유받기를 원한다.

토큰증권은 이러한 흐름을 금융 상품화한다. 특히 대표적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시장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토큰증권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국면을 맞이했다. 과거 여러 영화를 대상으로 진행된 크라우드펀딩이 단순한 흥행 연동형 수익 배분에 그쳤다면, 토큰증권은 제작 단계별시나리오-캐스팅-개봉 전로 자금을 모집해 시장 반응을 살피는 ‘리트머스 종이’ 역할을 수행한다. 투자자는 단순한 자금 제공자를 넘어 자발적 홍보 마케터이자 충성도 높은 소비자로서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을 견인한다. 또 단일 작품의 흥행 실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쟁 영화와 로맨틱 코미디 등 상관관계가 낮은 장르를 묶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하방 손실을 방어하고 상방 이익을 공유하는 구조화 금융 상품의 설계도 가능해진다.

2. 도매의 소매화, 부동산·선박 등 우량 자산의 조각 투자
금융의 본질은 자금을 도매로 조달해 소매로 운용하거나, 그 반대의 과정을 통해 마진을 창출하는 것이다. 토큰증권은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이던 ‘도매 금융Wholesale Banking’ 상품을 개인 투자자도 접근 가능한 ‘소매 금융Retail Banking’ 상품으로 변환시킨다.

수백억 원대의 상업용 빌딩을 수익증권으로 유동화하면 투자자는 커피 한 잔 값으로 강남 상업용 빌딩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다. 임대 수익 배당은 물론, 매각 시 시세 차익까지 실현할 수 있다. 선박금융 또한 마찬가지다. 기존에는 국책은행이나 대형 기관만 참여하던 선박 건조 및 운영 자금 시장이 열린다. 건조 후 우량 해운사와 용선계약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선박에 투자할 경우 계약 기간 동안 안정적인 현금 흐름용선료을 기대할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또 우량 기업의 사업을 기반으로 한 매출 채권을 쪼개 투자할 경우 일반 회사채 대비 경쟁력 있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을 확보하는 게 가능하다.



3. 초개인화된 자산 관리, 다이렉트 인덱싱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투자의 초개인화다. ETF가 펀드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며 ‘패시브 혁명’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투자자가 직접 자신만의 지수Index를 구성하는 ‘다이렉트 인덱싱Direct Indexing’이 부상하고 있다. 기존 ETF나 펀드는 운용역의 철학에 따라 종목이 결정되지만, 다이렉트 인덱싱은 투자자가 원하지 않는 종목은 제외하고 특정 ESG나 K-컬처 등 선호하는 테마를 편입해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이때 가장 큰 걸림돌이던 잦은 리밸런싱Rebalancing 비용 문제는 자산 토큰화를 통해 해결될 전망이다. 토큰 스와프Token Swap 등을 통해 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글로벌 금융사 HSBC 등은 자산 토큰화를 통해 개인의 선호도와 리스크 성향을 반영한 맞춤형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는 자산 관리가 단순한 ‘상품 가입’에서 ‘포트폴리오 제조’ 영역으로 진화함을 시사한다.



주요 용어 설명
토큰증권Security Token : 부동산, 미술품, 음악 저작권 등 실물 가치가 있는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인정받아 투자자 보호를 받는다.
다이렉트 인덱싱Direct Indexing :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목적과 성향에 맞춰 직접 지수Index를 구성해 운용하는 초개인화 투자 서비스. 기존 ETF 상품에서 원하지 않는 종목은 빼고, 선호하는 종목을 넣어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 블록체인에 미리 저장된 계약 조건이 충족되면 중개자 없이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는 기술. 배당금 자동 분배 등에 활용되어 비용과 시간을 절약 할 수 있다.
조각 투자Fractional Investment : 하나의 자산 소유권을 여러 개의 지분으로 쪼개 투자하는 방식. 수백억 원대 빌딩이나 고가의 미술품도 소액으로 지분을 소유하고,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


기회와 리스크의 균형

토큰증권은 분명 매력적인 투자처이지만, 모든 투자가 그러하듯 냉철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기초 자산의 건전성이다. 부동산 조각 투자의 경우 건물의 입지뿐만 아니라 기간, 중도 해지 조항 등 임대차계약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불리한 계약 조건은 자산 가치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 둘째, 유동성 및 보호 장치다.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서 투자자 보호를 받지만, 기존 상장 주식보다는 유동성이 낮을 수 있으므로 명확한 회수 전략이 필요하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투명하게 관리 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다.

토큰증권은 투자 대상을 ‘기업’에서 ‘프로젝트’와 ‘자산’ 단위로 세분화했다. 이는 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바야흐로 다가오는 웹 3.0 시대, 토큰증권을 통해 자산 관리의 지도를 새롭게 그려볼 시점이다.


글.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사업팀
출처. 미래에셋증권 온라인 매거진(바로가기_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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