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기업이 오프라인 교육의 거점인 연수원과 교육시설을 매각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과 아웃소싱을 이유로 교육 부서의 역할도 점점 축소되는 추세다. 교육 부서는 방대한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축적해 두지만 현실은 암담하다. 개인이 굳이 회사 시스템에 접속하지 않아도 관심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와 지식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교육은 왜 조직과 구성원으로부터 점점 더 외면받고 있을까?그런데도 많은 기업이 교육 예산의 90% 이상을 이 10%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에 투입하고 있다. 얼마나 비생산적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교육 담당자의 역할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 교육 담당자가 자신의 업무를 ‘신입사원을 위한 과정을 개발·운영해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정의한다면, 담당자는 모든 에너지를 과정 개발과 운영에 쏟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담당자가 자신의 업무를 ‘신입사원이 조직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것’으로 확장해 정의한다면 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제공할 수 있는 리소스가 늘어날 것이다.

둘째, 교육에서 다루는 내용과 환경이 현장과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현업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가 제시한 ‘망각곡선’은 교육공학에서 핵심 공식처럼 활용된다. 그는 인간의 기억이 유한하고, 시간이 지나면 정보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대략 6일이 지나면 학습 내용의 25% 정도만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자들은 기억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해 학습자들을 ‘괴롭혀’ 왔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에빙하우스의 실험에 사용된 정보가 의미 없는 문자 조합이었다는 사실이다. 학습 효과를 높이려면 개인에게 의미 있거나 관심을 끄는 내용, 또는 현재 수행 중인 업무와 직접 연관된 내용을 제공하는 게 좋다.
하지만 조직이 많은 비용을 들여 콘텐츠를 제작·제공하더라도 실제로 ‘제대로 보는 사람’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필수교육이 늘어난다는 것은 회사의 운영상 책임이 구성원 개개인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는 알아야 할 내용을 이미 교육으로 제공했다.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는 구성원의 책임이다”라는 태도는 얼마나 손쉬운 회피인가? 결국 기업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은 역설적으로 공식 교육 과정을 과감히 줄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오승민 LG화학 인재육성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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