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산하 안보기관 간의 소통 부재로 미군이 아군인 세관국경보호국(CBP)의 무인 드론을 격추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남동쪽으로 약 80㎞ 떨어진 포트 핸콕 인근 군사 지역에서 CBP 소속 드론을 격추했다. 미군은 이번 요격에 '군용 레이저 기반 대(對)드론 시스템'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이번 사건은 CBP가 국방부와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아 발생했다"며 "심지어 두 기관 모두 공역(空域)을 통제하는 FAA와도 전혀 협의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일로 연방항공청(FAA)은 텍사스주 국경 일대 상공의 비행을 일시적으로 전면 통제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국방부와 CBP, FAA는 황급히 공동 성명을 냈다. 이들 기관은 "군사 공역 내에서 위협적으로 보이는 무인 시스템에 대응하기 위해 대무인기 제압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요격이 발생했다"며 "인구 밀집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요격이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카르텔 및 해외 테러 조직의 드론 위협을 막기 위해 전례 없는 공조를 펼치고 있다"며 "향후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해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하원 내 항공 및 국토안보 관련 상임위원회의 릭 라센(워싱턴), 베니 톰슨(미시시피), 안드레 카슨(인디애나) 의원은 공동 성명을 내고 이번 오인 격추 사건이 트럼프 행정부의 '무능'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규탄했다.
사건 발생 직후 FAA는 '특별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포트 핸콕 일대에 발령돼 있던 임시비행제한(TFR) 조치의 반경을 대폭 늘렸다. 이 조치는 오는 6월 24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단, 응급 의료용 헬기 및 수색·구조 목적의 비행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해당 지역의 위치 특성상 여객기 등 상업용 항공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FAA는 전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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