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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韓 고정밀 지도' 전격 허용

입력 2026-02-27 17:41   수정 2026-02-28 00:55

정부가 구글에 1 대 5000 축척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했다. 국가안보 등에 대한 우려로 불가 방침을 고수한 지 19년 만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 구글 지도를 활용해 여행, 자율주행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번 반출 허용 결정으로 관세협상 등에서 대미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등은 27일 ‘측량성과 국외반출협의체’를 열어 구글이 요청한 국내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신청을 조건부 허가하기로 의결했다. 공간정보관리법상 1 대 2만5000 축척보다 세밀한 지도를 국외로 반출하려면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1 대 5000 축척 지도는 실제 거리 50m를 지도상에 1㎝로 줄여 표시한다.

정부는 허용 대상을 군사·보안시설 등에 대한 보안 처리를 거친 데이터로 한정했다. 구글 지도 서비스인 구글 맵스와 구글 어스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의 좌표 표시가 제한된다. 또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 지도 데이터를 가공한 뒤 정부 확인을 거쳐야 반출할 수 있다. 사후에 군사시설 등이 추가돼 수정이 필요하면 정부 요청에 따라 국내 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바로 수정하도록 했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임박한 위해 또는 구체적 위협이 있을 때 긴급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인 ‘레드버튼’ 기술도 추가한다.

이번 반출 결정으로 구글은 한국에서도 글로벌과 동일한 수준의 지도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외국인 관광객은 기존에 사용하던 플랫폼을 통해 길 찾기를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는 구글 지도를 통해 여행, 물류 플랫폼 등 지도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부터 자율주행, 디지털트윈 같은 미래 기술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순만 연세대 교수는 “지도 데이터는 공간 컴퓨팅, 스마트 물류, 확장현실(XR)을 떠받치는 전략적 디지털 인프라”라며 “이번 결정은 한국 혁신 생태계를 글로벌 가치 사슬에 연결하는 제도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고정밀 지도를 기반으로 각종 서비스를 키워온 국내 플랫폼 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해외 기업에 지도 정보를 넘기면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미국 정부가 고정밀 지도 반출 불허를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해 외교적 이슈로 불거졌다.

유오상/고은이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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