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이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 목적의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겠다”고 썼다. 5월 9일 이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자 1주택자라도 고가 주택에는 보유세 부담을 강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 대통령은 “각종 규제와 부담은 실거주 1주택을 기본으로 하되 주거 여부와 주택 수, 가격 수준, 규제 내역, 지역 특성 등에 따라 세밀하게 가중치를 부여하겠다”며 “통상적 주거는 적극 보호하고, 주택을 활용한 투자·투기는 철저히 봉쇄하도록 설계하겠다”고 했다.
세계 주요국 도시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한국보다 높은 편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024년 12월 발간한 ‘종합부동산세의 경제적 효과 및 향후 정책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달리 미국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한 ‘잔여세’ 성격으로 재산세를 거두고 있다. 지자체의 예산 규모나 기타 지방세 수입, 부동산 평가액 등에 따라 재산세율이 다르지만 뉴욕시는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이 시세의 1~2%로 평가된다.
미국은 한국 ‘취득세’와 비슷한 개념으로 ‘맨션세’도 부과하고 있다. 맨션세는 100만달러 이상 주택을 매매할 때 매기는 누진세 구조 세금이다. 구매 가격에 따라 1~3.9%까지 세율이 붙는다. 차익을 노린 단기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본 도쿄는 주택의 경우 건축비의 50~70%인 과세표준에 ‘고정자산세’로 1.4%, ‘도시계획세’로 최대 0.3% 세율을 부과한다. 다만 가옥의 과세표준이 20만엔 미만이면 두 세목 모두 부과하지 않는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가구의 순부동산 자산 가액이 130만유로를 넘으면 최대 연 1.5% 누진세를 매기는 부동산 부유세(IFI)를 운용한다. 대도시 내 유휴 주택엔 ‘빈집세’를 부과해 다주택자가 집을 비워두거나 투기 목적으로 보유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점도 특징이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상대적으로 높은 재산세 체계를 갖추고 있다. 자가 주택에도 해당 부동산을 임대했을 때 예상되는 연간 총임대료(연간가치·AV)를 기준으로 최대 32%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해외와 단순 비교해 한국의 보유세 부담이 낮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토지 가치까지 포함해 과세표준을 산정하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상당수는 토지를 제외하고 건물 가치만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부동산 실효세율은 전체 부동산 가치 대비 세수를 나눠 산출하기 때문에 토지 가치를 빼면 분모가 쪼그라들어 실효세율이 높게 나타난다.
보유세율이 낮더라도 상속세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보유세 인상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억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미국에서 뉴저지주는 실효세율이 2.3%에 달해 재산세 부담이 가장 높은 지역이지만, 최근 5년간 주택가격지수가 7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세 부담 강화만으로 집값 안정을 담보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광식/김익환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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