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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엡스타인 의혹 전면 부인…"트럼프 관심 돌리기 위한 것"

입력 2026-02-27 07:24   수정 2026-02-27 07:36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의혹과 관련해 미 연방하원 감독위원회에 출석했다.

이날 뉴욕주 자택 인근 공연예술센터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녹화 증언에 앞서 클린턴 전 장관은 엑스를 통해 공개한 모두발언에서 강한 어조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는 여러분의 조사에 도움이 될 만한 어떤 지식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 사실을 알면서도 나를 증언대에 세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정당한 해명 요구를 덮기 위해 나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증언 자리에서도 그는 "나는 엡스타인을 만난 기억이 없다. 그의 비행기를 탄 적도 없고, 그의 섬이나 집, 사무실을 방문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위원회가 진실을 밝히는 데 진지하다면 언론 앞 즉흥 발언에 기대지 말고, 현직 대통령을 직접 불러 선서 하에 질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 주도로 자신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소환된 데 대해서는 '마구잡이식 수색'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엇이 억제되고 있는가. 누가 보호되고 있는가. 왜 은폐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의 전면 공개를 촉구했다.

클린턴 전 장관 측은 이번 소환이 2016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트럼프 대통령 진영의 정치적 공세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증언 도중 공화당 소속 로런 보버트 하원의원이 촬영 금지 규정을 어기고 현장 사진을 외부에 유출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절차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27일 같은 위원회 증언대에 설 예정이다. 민주당은 비공개가 아닌 공개 청문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의회 소환에 응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앞서 출간한 회고록에서 엡스타인의 범죄 행위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일부 공개된 자료에는 엡스타인의 옛 연인이자 공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길레인 맥스웰과 함께 수영장에 있거나,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여성과 밀접한 모습으로 촬영된 사진 등이 포함돼 파장이 일었다. 법무부는 해당 사진 속 일부 인물이 범죄 피해자라고 설명했다.

당초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소환 요구를 "매카시즘"에 비유하며 거부 의사를 밝혔으나, 의회모독 혐의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달 초 입장을 바꿔 증언에 응하기로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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