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유례없는 불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K뷰티 기업 실리콘투의 주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초부터 핵심 고객사 이탈 리스크(위험)가 부각되며 주가가 내리막이어서다. 하지만 증권가는 "현저한 저평가 상태"라면서 올 1분기 실적 개선을 대비해 비중 확대 전략을 권했다.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지난 27일 실리콘투 주가는 전날 대비 1650원(3.91%) 오른 4만38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반등분을 반영하더라도 실리콘투 주가는 2월 한 달간 17.2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9.52%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시장지수와 정반대 흐름을 보인 셈이다.
주가 부진은 실리콘투의 최대 고객사인 구다이글로벌이 실리콘투 경쟁사인 '한성USA'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특히 회사가 경영권 인수를 공식화한 지난달 3일 하루 주가는 11.83% 급락했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와 티르티르, 스킨푸드 등 뷰티 브랜드를 거느린 화장품 기업이다. 북미지역 화장품 유통사 한성USA를 인수해 현지 공급망(SCM)과 운영 인프라를 직접 확보해 유통사업까지 아우르겠다는 계획이다. 북미 오프라인 채널에 국내 브랜드를 여럿 입점시킨 한성USA는 지난해 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매출의 2배를 웃도는 규모다.
구다이글로벌이 이처럼 자체 유통을 택하면서 실리콘투에도 타격이 클 것이란 심리가 번졌다. 핵심 고객사 이탈 가능성으로 미국 내 B2B 유통 경쟁 환경이 더 녹록지 않아졌다는 우려다.
하지만 증권가는 실리콘투가 받을 악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실리콘투 연결 매출액 기준 구다이글로벌 브랜드 비중은 23.6%에 이르지만, 미국향만 떼어놓고 보면 그 비중이 2.7%에 불과하다.
실리콘투와 한성USA 모두 미국 내 기업 간 거래(B2B) 유통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핵심 거래처가 크게 겹치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다. 실리콘투의 미국 최대 거래처는 아이허브로 미국 내 매출액의 과반을 차지한다. 티제이맥스, 얼타 등 벤더·리테일사 2000여 곳과 거래 중이다. 한성USA의 주 거래처는 코스트코, 타깃, 얼타 등 대형 리테일사 위주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글로벌 최대 뷰티 시장이어서 단일 기업이 K뷰티 물량을 독점 공급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며 "올해 유럽과 중동 등 미국 외 권역에서 K뷰티 수출을 늘려갈 기업은 실리콘투인 만큼 주가 조정 시엔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 4분기 실적도 양호하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3093억원, 영업이익 42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8%, 60%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상회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밑돌았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성과급과 재고자산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유럽·아시아와 신규 지역에서 매출이 늘면서 K뷰티 최대 글로벌 무역벤더임을 재확인했다. 일회성 비용에 의한 단기이익 저하는 펀더멘털과 무관하니, 1분기 실적 개선에 대비해 미리 주식을 사두기를 권한다"고 설명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올 초 경쟁 심화와 핵심 고객사 이탈 가능성이 두드러지며 기업가치가 떨어졌지만, 메디큐브가 분기 첫 매출 1순위에 오르며 우려를 불식했다"며 "회사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K뷰티 벤더사 중 가장 많은 브랜드와 품목 수(SKU)를 보유한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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