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팹(제조 공장) 하나당 1만 5000명이 근무합니다. 반도체 융·복합 인재 육성마저도 결국은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가 준비해야 합니다."
인구가 1400만명에 육박하는 경기도는 이번 6·3 지방선거의 핵심 승부처로 불린다. 최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도는 전국 청년의 30%가 거주할 정도로 젊은 지역"이라며 "'경기반도체학교'를 통해 이들을 현장에서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인력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판교 10개 만들기' 구상을 통해 인공지능(AI)·제조·콘텐츠 등 도내 산업 거점을 만들고, 이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로 둥글게 이어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클러스터에 전력과 용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준비가 다 끝난 문제"라고 단언했다. 한 의원은 "최근 한국전력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비공개 회의를 한 결과 용수는 걸림돌이던 수로 지하화 협의가 거의 정리됐고, 전력 역시 수도권 전력 공급망 계획상으론 크게 부족한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삼성전자 클러스터 쪽의 LH 토지 매입 속도가 느리고 인허가 절차가 복잡한 부분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기후에너지부·산업통상부·경기도·국회가 참여하는 '5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보상·예산·갈등 조정 등이 한 번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경기반도체학교를 통해선 모든 정책의 기반이 되는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한 의원은 "경기도에 청년 인구가 많다지만 실제 현장에서 곧바로 일할 수 있는 인재는 충분하지 않다"며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정규 과정을 경기도가 마련하고, 여기에 재교육 과정을 더해 타 산업군에서 직무 전환을 시도하는 이들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대학도 활용한다. 경기도 소재 공과대학들을 중심으로 반도체 계약학과를 늘리기 위해 적극 뛰겠다는 구상이다. 호남 정치권에서 공격이 이어지는 전력 부족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다. 한 의원은 "예를 들어 시흥 시화공단은 시화호와 넓은 부지를 활용하면 조력·태양광 발전 등이 가능하다"며 "오래된 산단들도 충분히 3~5기가와트(GW)정도의 전력은 생산해 도 전체의 여분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을의 재선인 한 의원은 2020년 국회 입성 전까지 거친 산업군이 여럿이다. LG유플러스의 전신인 데이콤 자회사(데이콤ST)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고, 한국거래소 근무를 거쳐 MBC 아나운서 등으로 활동했다. 창업 이력도 있다. 그의 대표 공약인 '판교 10개 만들기'는 이 같은 그의 경험이 녹아 있다. 한 의원은 "3기 신도시 5곳(고양창릉·남양주왕숙·부천대장·인천계양·하남교산)은 자족용지에 추가적인 기업 유치로 활력을 더하고, 추후 지정할 나머지 5개 거점은 특화 산업을 키워낼 것"이라며 "남부의 반도체·AI, 북부의 바이오·콘텐츠, 서부의 미래차·로보틱스, 동부의 관광·스마트시티가 중심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거점별로 경기도 차원에서 풀어내야 할 기업 유치의 과제가 산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고양 창릉은 고도 제한이 43m인데, 층고에 따라 건물을 10층밖에 못 짓는 곳에 어떤 기업이 들어오려 하겠나"라며 "마치 마곡처럼 평수를 넓게 주고 용적률을 상향해 주는 '디테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직접 개발권 및 기타 재량권을 주고 자본을 대 주도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하겠다고 했다. 단순히 서울에 있는 기업들을 경기도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상장사들 본사도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한 의원은 "경기도가 '서비스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며 "적극적인 자본·기업 유치로 인프라 구축 문제도 동시에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GTX링'은 이 같은 거점 도시에 힘을 불어넣는 혈관 역할을 할 예정이다. 한 의원은 "링 형태의 고속철도망으로 10개의 판교가 연결된다면 서울·경기 전 권역이 30분 생활권이 돼 산업 간 시너지가 급속도로 커질 것"이라며 "투자·개발에 참여하는 민간 사업자들에게 수익성을 잘 설득해 국가가 지원할 예산 규모를 떨어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역세권 청년주택과 지분형 아파트를 핵심 주택 공급 정책으로 삼아 거점에 주민들을 모으겠다고 했다. 한 의원은 "경기도의 모든 정책은 좌우 대립을 떠나 실용주의의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며 "'이재명의 실용주의'가 꽃을 피우는 지방정부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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