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병합을 결정한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사는 27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주식병합결정 공시는 17건, 2024년에는 11건에 불과했다. 2월 한 달간 공시된 수가 과거 2년 치와 맞먹는다는 얘기다.
주식병합이 급증한 배경에는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이 있다. 당국은 ‘주가 변동성이 커 조작 대상이 되기 쉽다’는 이유로 동전주 퇴출 방침을 밝혀왔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도 ‘주가 1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페니스톡(penny stock) 규제가 있다. 30거래일 연속 1달러를 밑돌면 규정 위반 통지를 받고, 최대 360일 안에 주가를 회복해야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시뮬레이션 결과 코스닥 기업 중 동전주 요건에 해당하는 종목은 18~135개로 추정됐다.
오는 7월부터는 국내 상장사 주가가 30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일간 45일 연속 1000원 이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주식을 병합하면 일단 주가 자체는 상향 조정된다. 예를 들어 액면가 100원, 주가 150원인 주식 10주를 합쳐 액면가를 1000원으로 만들면 주가가 1500원으로 바뀐다. 유통 주식 수가 10분의 1로 줄기 때문에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다만 주식병합은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게 증권업계 지적이다. 우선 병합 후에도 액면가를 밑돌면 여전히 상장폐지될 수 있다.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주식을 병합해 액면가 2000원, 주가 1200원으로 만들어도 소용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액면가를 기존 500원에서 5000원으로 높이기로 결정한 SH에너지화학(27일 종가 372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변동성도 유의해야 한다. 주식병합 기대로 주가가 잠시 뛰더라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경남제약 인콘 휴마시스 에코글로우 케스피온 등은 주식병합 결정 공시 직후 줄줄이 급등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폐지 회피를 위한 주가 부양 기대가 과도한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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