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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로 먹고 사는데 어쩌나…"물류비 80% 폭등" 초비상

입력 2026-03-01 17:50   수정 2026-03-02 00:47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정밀 타격한 여파로 국내 수출 기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서 원유 수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 데다 유가도 급등할 조짐을 보여서다. 업계에선 홍해 등 우회 경로로 선회하면 해상 운임이 최대 80% 올라가는 만큼 자동차, 가전, 타이어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 위주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1일 ‘미·이란 사태 관련 수출입 물류 현황 및 대응’ 자료를 통해 “유가가 10% 상승하면 한국 수출은 0.39% 감소하고, 수입은 2.68%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의 생산원가도 0.39%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배럴당 70달러 안팎인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15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 유가 추이에 따라 우리 기업의 원가 부담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무협은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오만의 주요 항만을 경유하는 우회 경로를 활용할 수 있지만, 이를 실제 가동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 대상이 인접국 미국 기지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호르무즈해협을 비롯해 페르시아만, 오만만 등 인근 해역에는 한국 선박 37척이 운항 중이다. 무협은 우회로를 활용하면 해상 운임이 지금보다 50∼8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상 보험료도 오른다. 해운사들은 과거 중동전쟁이 터졌을 때도 화주에게 최대 7배 높은 보험료를 물렸다.

우회 경로의 하루 최대 처리량이 260만 배럴에 그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하루 원유 물동량(약 2000만 배럴)의 7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원유는 모든 업종에 쓰이는 ‘산업의 쌀’이란 점에서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국내 산업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유조선에서 촉발된 해상 운임 및 보험료 상승이 컨테이너선 등으로 확산하면 가장 큰 피해는 수출 물량이 많고 부피가 큰 자동차, 자동차부품, 타이어, 가전 기업에 돌아간다. 후티 반군이 수에즈운하를 막아 우회 경로로 수출한 2024년 삼성전자의 물류비는 2조96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71.9% 늘었다.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작년 기준 342만 대)의 64%(218만 대)를 수출하는 현대자동차·기아도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 원가 부담이 커진다.

유가 급등은 안 그래도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신음하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을 인상해야 하지만, 글로벌 공급 과잉 탓에 제값을 받기가 쉽지 않아서다. 항공유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하는 항공업계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신정은/김진원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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