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이란 정권이 어떻게 재편될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그가 구상 중인 첫 번째 시나리오는 ‘베네수엘라식 정권 교체’다. 정밀한 군사 타격으로 최고지도자만 제거하는 게 핵심이다. 나머지 기존 정부 시스템과 관료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미국에 협력하는 ‘친미 정권’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베네수엘라에서 한 일이 완벽하고, 가장 완벽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며 “두 사람(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자신의 일자리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차이를 간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 참모진도 이란에 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란 지도부는 폭넓은 군사 역량을 갖고 있어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위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이란의 핵심 군사 조직인 혁명수비대 등 군부가 스스로 무기를 내려놓고 이란 국민에게 항복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군부)은 정말로 국민에게 항복할 것”이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란 군부는 지난 1월 반정부 시위에 나선 자국민 수천~수만 명을 학살할 만큼 강경하다. 기존 체제에서 이득을 얻어온 이란 군부가 무장을 포기하고 국민에게 권력을 넘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이란 국민이 기존 정부를 전복하는 ‘시민 혁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란 시민)이 할지 말지는 그들에게 달려 있다” “그들은 수년간 그것에 대해 이야기해 왔으니 이제 분명히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반정부 시위를 독려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봉기한 이란 국민을 보호해 줄 것인지에 대해 “어느 쪽으로든 약속하지 않겠다. 아직 너무 이르다”며 선을 그었다. 이란 국민으로선 1991년 걸프전 당시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국민의 봉기를 촉구했지만 사담 후세인의 학살을 방관한 일을 떠올릴 수 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는 앞으로 몇 주간 이란의 ‘대체 정부’ 구성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해 스스로 불확실해하는 점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차기 지도자와 관련한 질문에 “매우 좋은 선택이 세 가지 있다”며 “그들이 누구인지 지금 밝히지는 않겠다. 일단 할 일부터 먼저 하자”고 말했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을 지목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상대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현재 수준과 같은 공격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냐는 질문에 “4주 내지 5주간 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런 공격 지속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엄청난 양의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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