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해 공급망과 탈탄소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또 소형모듈원전(SMR) 공동 개발, 인공지능(AI) 협력 등을 담은 양해각서(MOU) 5건을 맺고 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웡 총리는 “한국과 싱가포르는 비슷한 입장을 가진 국가로서 자유무역을 수호하고 규칙 기반의 질서를 수호하는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나아갈 길이 무궁무진하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FTA 가운데 공급망, 그린(친환경) 경제, 무역 원활화, 항공 유지·보수·정비(MRO) 등 4개 분야를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항공 MRO에서 손잡으면 한국 기업이 싱가포르에서 항공기 부품을 원활하게 수입할 수 있고, 규제 장벽이 낮아져 MRO 수주에 유리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항공 MRO 시장의 10% 이상을 점유하는 ‘MRO 강국’이다.
이 밖에 양국은 ‘SMR 협력에 관한 MOU’를 맺고 SMR 모델 공동 개발과 인력 양성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양자, 우주·위성 등 과학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과학기술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웡 총리는 “싱가포르는 원전의 잠재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에너지 믹스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후 양국 AI 기업, 스타트업 등 관계자 180여 명이 모인 ‘한·싱가포르 AI 커넥트 서밋’에 참석한 것도 AI에 무게를 둔 행보다. 이 대통령은 “2030년까지 싱가포르에 3억달러 규모 글로벌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며 “양국 AI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고, 혁신을 중심으로 한 공동 성장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주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의 부동산 정책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정말로 놀라운 점은 이 좁은 국토에서 엄청난 경제적 성장을 이뤄냈으면서도 주택 문제나 부동산 문제로 전혀 사회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제가 오래전 성남시장으로 일할 때부터 싱가포르 부동산 정책에 각별한 관심이 있었는데, 많이 배워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웡 총리와의 비공개 회담에서도 부동산, 저출생 문제 등에 대해 정책 토론을 하고, 싱가포르의 경험을 배우거나 응용할 만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3일 필리핀 마닐라로 이동해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현지 비즈니스포럼 등에 참석한다.
싱가포르=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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