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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여섯 번 '중동 리스크'…코스피 한달 뒤 모두 회복했다

입력 2026-03-02 18:16   수정 2026-03-03 06:32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코스피지수가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지정학적 충돌 이후 한 달 내 반등한 경우가 많아 중장기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중동 전쟁은 항상 단기 충격
한국경제신문이 2000년 이후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6건의 무력 충돌 당시 코스피지수 흐름을 분석한 결과, 전쟁 발발 직후엔 등락이 엇갈렸지만 한 달 뒤 모두 상승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돌 직후 코스피지수는 네 차례 하락했고 두 차례 상승했다. 그러나 1개월 뒤엔 전부 플러스를 기록했다.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다음 날 코스피지수는 1.29% 올랐고, 한 달 뒤에는 7.45% 뛰었다. 작년 6월 이스라엘·이란 전쟁 직후에도 1.80% 오른 뒤 한 달 만에 8.14% 급등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수 추세를 훼손하기보다 단기 충격에 그쳤다는 의미다.

증권가는 이번에도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은 단기적으로 증시에 부정적”이라며 “지정학적 충돌이 현실화한 만큼 일단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바이 더 딥’(저가 매수) 심리가 강해지고 있어 장중 가격이 밀릴 경우 반등 탄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도 “미국이 주말에 공격을 단행한 건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며 “정치 일정 등을 고려하면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단기 충격 이후 회복 탄력성이 커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수급 여건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에서다.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에도 개인이 하단을 지지하는 흐름이 강했다. 지난달 27일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원어치 넘게 팔아치웠으나 개인이 6조3000억원어치가량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정유·방산 수혜, 항공·여행은 악재
업종별로는 명암이 뚜렷할 전망이다. 정유·에너지 업종은 국제 유가 상승 때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는 분야다. 중동 리스크가 고조되면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 최근 관련 종목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미국 증시에서 최근 3개월간 엑슨모빌(31.56%) 베이커휴스(30.0%) 셰브런(23.58%) 등이 강세였다. 국내에선 에쓰오일(41.57%) SK이노베이션(9.71%) 등이 에너지 사이클 수혜를 반영했다.

방산·조선 업종 수혜도 예상된다. 글로벌 군비 증강 기조와 에너지 수송선 발주 기대 덕분이다. 국내 증시에선 최근 3개월간 한화시스템(145.09%) 한국항공우주(75.85%) 한화에어로스페이스(38.47%) LIG넥스원(30.68%) 등이 급등했다. 에너지 공급망 재편과 각국의 국방비 증액이 구조적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항공·여행 등 유가 민감 업종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비용 부담 확대와 수요 둔화 우려 때문이다. 한동안 회복세를 보인 CJ대한통운, 한진 등 물류·운송 업종 역시 유가 상승과 노선 차질이 겹칠 경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HMM, 팬오션, 대한해운 등 해운사는 해상운임 상승 덕을 볼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전면전으로 치닫거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하지 않는 한 국내 증시가 받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의 증산 결정을 감안할 때 3개월 내 진정될 것”이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금융, 전력기기, 방위산업 등 실적 모멘텀과 주주환원 정책이 뚜렷한 업종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예진/선한결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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